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현대·기아자동차가 이달 중 '글로벌 누적판매 1억대' 고지에 오를 전망이다.
자동차 산업 불모지에서 맨손으로 우리나라 최초 자동차 모델인 '포니'를 개발한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에 이어 철저한 '품질 경영'으로 현대·기아차를 글로벌 5위 자동차그룹으로 끌어올린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대를 잇는 도전이 이뤄낸 성과다.
이는 기아차가 1962년 처음 자동차 판매를 시작한 후 54년 만에 달성한 대기록이다.
특히 2000년 현대차그룹이 출범한 이후 정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급성장한 덕분이다. 2000년부터 지난달까지 총 7854만대가 판매돼 전체 누적판매 대수 중 79% 가량을 차지했다.
정 회장은 품질경영을 기반으로 제품경쟁력 강화와 공격적인 글로벌 현지화 전략으로 수출확대와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에 힘썼다.
외형 확장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등 내실을 다져 2년 연속 800만대 이상 판매하는 세계 5위 자동차 메이커로 성장했다.
현대·기아차의 1억대 판매 금자탑은 수출을 중심으로 한 해외판매가 주도했다. 협소한 내수시장의 한계를 적극적인 해외시장 공략으로 극복한 것이다. 지난달까지 국내판매는 2982만대, 해외판매는 6988만대로 해외에서만 70% 이상 판매됐다. 1998년부터 해외판매가 국내판매를 넘어섰으며 지난해 판매된 802만대 중 해외판매 비중은 84%에 달한다.
차종별로는 1990년 출시한 현대차 '아반떼'가 1119만대 판매돼 대표적 베스트셀링카에 올랐다. 그동안 판매된 아반떼를 한 줄로 세우면 지구 11.4바퀴를 돌 수 있으며 펼쳐 놓을 경우 서울시를 뒤덮고도 남는 규모다. 이어 엑센트 824만대, 쏘나타 783만대 순이었다.
기아차는 1986년 출시된 '프라이드'가 422만대로 가장 많았고, 1993년 세계 최초 승용형 SUV로 탄생한 '스포티지'도 403만대 판매됐다.
전문가들은 최근 세계 자동차시장이 대중차보다 고급차 중심으로 성장세가 두드러진다며 양적 성장을 이룬 현대차가 ‘가격 대비 좋은 차’라는 이미지에서 도약할 시기를 맞이했다고 지적했다.
이에대해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그 중심엔 지난해 론칭한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가 있다"며 "제네시스를 세계 고급 브랜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한국을 대표할 명차(名車) 브랜드로 전 세계 시장에 조기 안착시키는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