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정부청사를 무단으로 침입해 성적조작을 시도했던 공무원 준비생이 지역 응시자로 선발될 당시에 치른 시험도 조작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있다. 경찰 수사결과 선발시험과 본 시험의 점수차가 너무 컸기 때문이다.
7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피의자 송모(26)씨가 다닌 제주지역 A대학에 공문을 보내 송씨를 '국가공무원 지역인재 7급' 공채 응시자로 추천한 과정에 대한 설명과 관련 자료를 요청했다.
A대는 서울의 한 공무원 시험 강의업체에 의뢰해 PSAT와 같은 유형의 시험을 치러 추천 대상을 선발했다. 송씨도 1월 이 시험에 응시해 추천 대상으로 뽑혔다.
경찰은 인사처에 제출된 총장 추천서와 학과 석차, 선발시험 성적 등 송씨의 응시 관련 서류에 문제가 없는지, 송씨가 선발시험 성적도 조작하지는 않았는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같은 의혹제기는 송씨가 학교에서 치른 선발시험에 비해 본시험의 점수가 너무 낮기 때문이다.
송씨는 학교에서 치른 선발시험에서는 81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응시자 중 최상위권이다. 하지만 3월 5일 치른 인사처 주관 본시험에서는 과락을 간신히 면하는 45점을 받았다.
A대 관계자는 "자체 조사 결과 시험지와 답안지를 보관한 사무실에서 침입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송씨가 사무실에 들어와 문제지를 빼냈거나 시험 이후 답안지를 조작했을 개연성은 없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A대에 따르면 선발시험은 1월23일 시행됐고, 담당자가 전날 서울에서 시험지를 받아 가져온 뒤 시험을 치르고 25일 답안을 업체로 발송했다.
문제지와 답안지를 보관한 사무실에는 도난경보 시스템과 디지털 도어록이 설치돼 있다고 학교 측은 전했다. 다만 사무실 폐쇄회로(CC)TV 영상은 한 달이 지나면 삭제돼 선발시험일 전후 영상은 확인할 수 없는 상태다.
송씨는 3월26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내 인사처 채용관리과 사무실에 침입해 자신의 필기시험 성적을 합격권으로 올리고 합격자 명단에 자신의 이름을 추가한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