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금융당국과 업계 관계자들은 ING생명 인수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중국 자본이 금융시장을 장악할수록 금융당국은 물론 국내 금융시장의 부담이 높아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7일 금융당국 관계자는 "비상장사인 안방보험은 지배구조나 재무구조에 대해 국내에 명확히 알려진 바 없어, 규모를 키울수록 리스크가 높아질 수 있다"며 "국내 금융사를 대거 인수한 중국자본이 향후 한꺼번에 이탈할 경우 금융시장에도 큰 파장이 일 수 있기 때문에 금융당국의 시각은 부정적이다"고 전했다.
이어 "ING생명이 최근 몇년간 실적 상승세에는 있지만 10여년전 외국계 보험사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때만은 못하기 때문에 2조원 이상의 자금을 선뜻 투자하기는 힘들 것이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에도 ING생명 인수설이 수그러들지 않는 이유는 중국 본사의 공격적인 인수합병 때문이다. 베이징에 본사를 둔 안방보험그룹은 중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생명보험회사 중 하나다. 네덜란드의 비밧(VIVAT), 한국의 동양생명, 미국의 피델리티(Fidelity & Guaranty), 벨기에의 피데아(Fidea Assurances)와 나겔마커스(Nagelmackers) 등 굵직한 기업들을 인수해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실탄도 충분하다. 안방보험의 총자산은 1조9000억 위안(약 338조원)으로 2조원 중반대로 예상되는 ING생명을 인수하는데 재정적으로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특히 PCA생명, KDB생명이 매물로 나와 있음에도 불구하고 안방보험이 ING생명에 더욱 관심을 갖는 이유는 보장성 상품이라는 강점 때문으로 풀이된다.
변액보험이 강점인 한국 알리안츠생명을 인수한 안방보험으로서는 보장성 상품을 잘 갖추고 있는 ING생명을 인수하게 되면 더 큰 시너지효과를 볼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현재 안방보험은 지난해 인수한 동양생명(자산 22조5709억 원)과 이번에 인수한 한국알리안츠생명(16조6510억 원)의 자산을 합쳐 40조 원에 육박한 보험사를 거느리게 됐다. 만일 두 회사가 합병되면 단숨에 국내 생보업계에서 5위로 뛰어오르게 된다. 여기에 ING생명까지 인수한다면 농협생명을 제치고 삼성·한화·교보에 이어 업계 3위까지 오를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