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저우샤오촨(周小川) 중국 인민은행 총재가 "중국 경제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고 일침했다.
매일경제신문(每日經濟新聞) 21일 보도에 따르면 저우 총재는 20일 '중국발전고위급 포럼' 에 참석해 "중국 경제의 GDP 대비 레버리지 비율(부채 비율)이 높고 특히 기업의 부채가 지나치게 많아 우려된다"면서 "자본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통해 기업 레버리지 비율을 낮춰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채 증가의 가파른 곡선은 지난해도 계속 이어졌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기준 중국의 기업부채(금융권 제외) GDP 대비 비중은 이미 160%를 넘어섰다. 이는 유럽과 일본의 110%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저우 총재는 중국 경제의 레버리지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이유로 △높은 저축률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민간자산 △ 성숙하지 못한 증권시장 등을 들었다.
특히 증권시장이 기업 자금조달의 원활한 창구로 활용되지 못하는 현실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저우 총재는 "중국 증권 시장 역사가 짧고 미성숙해 전체 자본시장 총 융자에서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다"며 "이를 해결하려면 건전한 시장 발전에 속도를 올려 증권시장을 통해 국민 저축이 자본시장에 쉽게 유입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저우 총재 외에 쉬샤오스(徐紹史)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이하 발개위) 주임도 이날 포럼에서 '레버리지 비율 축소'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쉬 주임은 "중국 당국이 레버리지 비율 축소를 중시하고 특히 기업 부채 감소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기업 비용을 줄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며 "거래비용, 인건비와 세무부담, 자금조달과 물류 비용을 줄여 기업 부담을 덜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중국 부채 급증에 대한 경고음이 국내외 시장에서 흘러 나왔지만 중국 당국의 자신감은 흔들리지 않고 있다. 러우지웨이(樓繼偉) 재정부 부장(장관급)은 20일 포럼에서 최근 글로벌 신용평가기관이 중국 부채급증, 개혁 추진능력 저하 등을 이유로 중국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하향조정한 것에 대해 "신경 쓸(care)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러우 부장은 "그리스 국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가 발생했을 때 무디스의 그리스 국가신용등급이 중국보다 높았다"며 "등급평가를 믿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중국은 '공급 측면 개혁'을 추진을 통한 안정적 경제성장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중국 당국은 중국 경제는 물론 경제·금융 개혁 추진에 강한 자신감이 있다"고 항간의 우려를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