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간판이 탈출돼 허리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인 ‘허리디스크’ 또한 기립근과의 상관성이 크다. 이 부위를 강화하면 근육이 척추뼈를 붙잡는 힘이 세져 뼈와 뼈 사이의 공간이 넓어지기 때문에 탈출된 디스크가 원래 위치로 돌아가게 만드는데도 도움이 된다.
실제 이 부위를 강화시켜 허리병을 고친 사례들의 얘기들도 종종 눈에 띈다. 최근 sbs드라마에서 악역으로 주목받고 있는 탤런트 남궁민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허리병으로 수년 간 고생하던 그가 선택한 것도 기립근 운동이었다.
그는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 게스트로 출연해 ‘데드리프트(바벨을 허리를 세운 채 밑으로 들고 허리와 허벅지를 굽히는 운동)’를 통해 허리병을 고쳤다고 밝혀 눈길을 끌기도 했다. 여배우와 걸그룹들 사이에서는 애플힙을 만드는 운동법으로 통하는데, 최근에는 기립근강화운동법으로 더 주목을 받고 있는 편이다.
이런 기립근 강화는 수술 후 재활치료에도 적용된다. 노년의 허리건강은 특히 기립근의 상태에 전적으로 달려있다. 50대 이후부터 노화에 따른 신체전반적인 근육감소가 급격히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 부위 또한 약해져 척추의 퇴행을 초래하는데, 이때 기립근 강화운동을 시작하면 근육감소를 떨어뜨려 통증을 덜 느끼게 된다.
다만 무거운 바벨을 드는 데드리프트 같은 운동은 허리근육이 약하거나 허리통증이 있는 노인에게는 과부하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노년의 기립근은 신체무게를 활용한 운동을 해야 더 안전하고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다.
척추전문의들은 백익스텐션(상체 들기)을 추천한다. 바닥에 매트를 깔고 엎드려 영화 속 슈퍼맨처럼 팔과 다리를 동시에 들어줘 15~20초 정도 버티는 운동방식인데, 자신의 체중을 활용하기 때문에 다칠 염려가 적다.
이 운동은 몸의 후면 모두에 힘이 들어가지만 상체와 하체를 다 들어야 하는 특성상 상하체의 연결축이라 할 수 있는 기립근에 많은 힘이 몰린다.
이처럼 기립근이 척추와 허리건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치료적인 효과와 혼동해서는 절대 안 된다. 허리병 환자는 무엇보다 병원진단과 치료가 우선이다.
디스크탈출증, 척추관협착증 등의 척추질환은 추간공내시경레이저시술(TELA, 이하 텔라), 고주파신경성형술 등의 비수술요법이 적용된다. 특히 텔라는 병변 옆으로 직접 특수 카테터를 삽입한 후 레이저로 제거하는 시술을 말하는데, 난치성 요통환자나 수술 후에도 통증이 나 저림 증상이 지속되는 환자에게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허재섭 부원장은 “평상시 척추기립근은 다른 근육과 달리 척추를 지탱해야 하기 때문에 이완보다는 수축이 우선이다.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이 부위를 수축시켜야 노년의 허리병을 예방할 수 있다. 다만 허리질환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정확한 병원진단 없이 자가 운동만으로 극복하려는 처사는 병을 키우는 일이다. 허리질환 환자에게는 운동도 처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