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수미, 10시18분의 필리버스터 신기록 비결은…"전날 저녁도 굶고 수분 빼"

2016-02-24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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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은수미 의원이 테러방지법의 본회의 처리를 막기 위해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은수미 의원은 이날 오전 2시 30분부터 토론을 시작해 12시 현재 9시간을 넘게 토론을 이어가고 있다.[사진=남궁진웅 기자 timeid@]


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은수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시18분의 신기록으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스타로 등극했다. 헌정사상 국회 연설 최장기록을 세운 것이다. 

은 의원은 24일 오전 2시30분 테러방지법 반대를 위한 무제한 토론 세 번째 발언자로 본회의 연단에 오른 뒤 총 10시간18분의 필리버스터 기록을 세워, 국내 최장시간 국회 발언기록(1969년 신민당 박한상 의원 10시간15분)을 갈아치웠다.
은 의원은 이날 10시간18분의 필리버스터 연설을 위해 "전날 저녁부터 금식을 통해 수분을 뺐다"고 밝혀, 실제 연설도중 화장실 한 번 가지 않고 버티는 ‘강철 체력’을 입증했다. 

은 의원은 발언을 마친후 본회의장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힘들었다. 허리도 아프고 다리도 아프고, 온 몸이 아팠다”면서 “(제가) 그렇게 건강한 사람이 아니라 버틸 수 있을까 고민도 있었는데 버티게 되더라 다행히…”라고 말했다.

특히 은 의원은 이날 연설 도중 김용남 새누리당 의원과 설전을 벌이며 한때 본회의장 분위기가 험악해지기도 했다. 의석에서 연설을 듣고 있던 김 의원이 은 의원을 향해 "쓸 데 없는 이야기를 하고 있잖아!", "그런다고 공천 못받아요!"라고 연설내용이 주제에서 벗어났다고 소리쳤다.

그러자 은 의원은 "동료 의원에 대한 명예훼손"이라고 반박하며 사과를 요구, 필리버스터 도중 한바탕 소란이 일기도 했다.

은 의원은 10시간18분의 필리버스터 연설 마무리를 15분 정도 남겨둔 대목에서는김대중(DJ)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은 의원은 "그 분이 정치를 하게 된 동력은 뭘까"라며 "두렵지 않기 때문에 나서는 것이 아니다. 두렵지만 나서야 하기 때문에 나서는 것이다"라는 DJ의 어록을 인용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저는 포기하지 못한다. 저의 주인인 국민이 살아야 하기 때문"이라며 "그분들은 포기할 수 없는 존재이다. 저는 돌아설 수 있는 자리가 있는 사람일지 모르지만 국민은 그런 자리가 없다"고 말했다.

은수미 의원은 한국노동연구원 노사관계연구본부 부연구위원 등을 지낸 노동 전문가로, 지난 2012년 19대 총선 때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전날 오후 7시 6분부터 진행된 무제한 토론에서는 더민주 김광진 의원이 첫 토론자로 나서 5시간33분간 연설해 과거 DJ의 연설 기록을 경신했고, 문병호 국민의당 의원이 두 번째 토론자로 나서 1시간49분간 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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