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주도로 19일 열린 본회의에서 쌍특검법(채상병·김건희 특검법)과 지역화폐법이 통과됐다.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아닌 전면 보이콧을 선택했고, 민주당은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을 감안하고 재의결 일정을 세웠다. 추석 연휴가 끝나고 재개한 여야 대치 정국이 이전보다 빠르게 돌아가는 모습이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김건희 특검법)'과 '순직 해병 진상규명 방해 및 사건은폐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법(채상병 특검법)', '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법 일부개정안(지역화폐법)'을 처리했다.
특히 민주당은 이날 본회의를 앞두고 김건희 특검법 통과 의지를 강조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정책조정회의에서 "김건희 여사와 윤 대통령이 22대 총선 공천 개입 의혹에 이어 2022년 6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공천에 개입했다는 보도가 나왔다"며 "김 여사가 가야 할 곳은 특검 조사실"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채상병 특검법도 재석의원 170명 중 170명 찬성으로 국회 문턱을 넘었다. 민주당 주도로 채상병 특검법이 발의된 건 4번째이며, 국회 문턱을 넘은 건 이번이 3번째다. 이번 채상병 특검법은 대법원장이 특검 후보 4명을 추천하지만, 민주당과 비교섭단체가 2명으로 대통령은 이 중 1명을 임명하는 방식이다. 다만, 대법원장 추천 인사가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될 경우, 야당에서 재추천할 권한도 넣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제안한 제3자 추천 방식과 야당 비토권(거부권)을 동시에 넣은 것이다.
지역화폐법 개정안은 재석의원 169명 중 찬성 166인, 반대 3인으로 통과됐다. 정부가 5년마다 지역사랑상품권 활성화 기본계획을 세우고, 매년 세부시행계획을 수립·시행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정부가 지방자치단체에 상품권 발행과 판매·환전 등 운영에 필요한 재정 지원을 의무화 하도록 했다.
그러나 이 법안들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유력시 된다. 국민의힘은 이날 필리버스터가 아닌 본회의 불참으로 전면 보이콧을 선언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규탄대회를 열고 민주당을 향해 "헌법 무시, 입법 폭거 중단하라"고 외쳤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대통령께 (세 법안을) 재의요구해줄 것을 강력히 요청드릴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감안하고 재의결 일정까지 세웠다. 윤종군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본회의 전 의원총회가 끝나고 "거부권이 오는 24일 행사되면 26일 본회의에서 재의결을 추진할 계획이고, (거부권이) 24일이나 30일을 넘긴 내달 2일에 의결되면 재의결은 그 전주에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