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정훈 기자 = 한 청년사업가가 있다. 그는 법인의 사업영역에 987개를 추가하고, 모든 사업을 하겠다는 야심이 있다. 회사의 이름은 한문으로 '클 대(大)'와 '선박 박(舶)'을 합쳐 '대박'이다. 모든 것이 들어있는 크루즈선처럼 다양한 사업을 하겠다는 뜻이 담겨있다.
16일 오후 서울 중구 서소문로 센트럴타워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에서 이은재(36) 대박그룹 대표를 만났다. 강원도 홍천을 중심으로 프렌차이즈 사업을 하고 있는 대박그룹은 올해부터 본격적인 외형 확장에 나선다.
큰 행운이나 큰 이익을 뜻하는 '대박'과 다르게 이날 인터뷰 중 이 대표의 눈이 가장 반짝인 순간은 '기부 기업문화'를 설명할 때였다.
그는 "회사의 중심이 되는 것은 기부 문화"라며 "어려운 경기 속에서 기업이 먼저 나서서 기부하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그룹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이어 "성장할수록 자기 밥그릇만 챙기기 바쁜 대기업에게 작은 경종을 울리고 싶다"며 "기부하는 그룹만이 국민에게 사랑받고,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박그룹의 모든 가맹점은 순이익의 1%를 기부하는 것을 법제화하고 있다.
올해 대박그룹이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은 대박 떡볶이, 대박포차 등 외식사업 확장과 홍천 지역 테마파크 조성이다.
경민대학교와 산학협력으로 탄생한 대박 떡볶이는 홍천 지역을 중심으로 현재는 강원도에만 가맹점이 있다. 올해 대박그룹은 떡볶이 체인점을 전국 100개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대표는 "떡을 개발하기 위해 그동안 만든 떡볶이가 1톤 트럭 분량은 된다. 요리에 대한 부분은 경민대 호텔조리과에서 연구 개발하고 있다"며 맛에 대해 자신감을 표시했다.
그는 "대박그룹의 사업은 체인점을 먼저 부자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서 "본사의 이윤을 줄이고, 대부분 마케팅으로 투자한다. 영업사원도 따로 두지 않고 있다. 기존의 가맹주가 돈을 벌면 스스로 주변에 홍보를 하게 만드는 구조이다"고 말했다.
이날도 그는 인터뷰를 마치면 새로 개장하는 춘천의 떡볶이 체인점을 준비하기 위해 바로 가야된다고 했다.
홍천 테마파크는 이 대표가 꿈꾸는 로망과 같은 사업이다. 대박그룹은 3만평의 부지에 농장, 낚시터, 온천 등 청정지역 홍천의 자연과 대박그룹의 사업을 합쳐 살고 싶은 도시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어린시절부터 학창시절을 홍천에서 보냈다. 홍천농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한국농수산대학교에서 식량작물학을 전공한 그의 마음속에는 농촌을 활용한 사업을 하겠다는 목표가 자연스럽게 싹텄던 것이다. 홍천의 부지도 농업에 뜻을 품고 있던 그가 경매를 통해 십년 전인 20대 초반에 받았던 것이 시작이다.
이 대표는 "테마파크는 모든 사업의 집약체다. 앞으로 운영하고자 하는 프렌차이즈와 여행, 학습, 여가 등이 농업과 조화를 이뤄 하나의 관광 사업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가 설명하는 테마파크는 6차산업이다. 1차 농업과 2차인 제조업 3차인 서비스업을 연계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을 6차산업이라고 일컫는다.
이어 그는 "홍천이 자살율이 굉장히 높다. 외국인 여성과 결혼한 농업인들이 부인이 도망가면 망연자실하고 삶을 포기하게 된다"며 "홍천 지역을 발전시키고, 기부 문화를 통해 더불어 잘 살 수 있는 곳으로 바꾸고 싶다"고 덧붙였다.
조그만 체구에 순한 첫인상을 남긴 이 대표는 자신의 사업과 앞으로 계획에 대해서 조심스럽게 공개했다. 하지만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순박한 인상과 달리 그의 가슴 속에는 비장함과 해내겠다는 의지를 볼 수 있었다.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도 궁금했다. 그는 은행을 잠시 다니다가 그만두고, 4000만원의 자금으로 자신의 사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미국의 투자 귀재 워렌버핏이 했던것처럼 4000만원을 들고, 성장 가능성이 큰 비상장기업에 투자를 했다고 한다.
실제 기업에 찾아가서 사장님을 설득해 주식을 받고, 이사직을 달고 회사를 위해서 일하고 홍보했는데 몇 년만에 10배의 차익을 남긴 것이다. 이 자금으로 다시 10개의 기업에 투자했고, 그것이 성공을 거둬서 사업을 할 수 있던 계기를 만들어준 것이다.
이 대표는 "직접 살펴보고 투자했기 때문에 성공했던 것 같다. 2차로 투자했던 10개의 기업 중에서 실패한 곳은 단 한곳 밖에 없다. 그곳도 기술력이 있던 CEO가 갑작스레 사망해서 회사가 기울었다"고 설명했다.
대박그룹은 2030 플랜이 있다. 그것은 2030년 한국 100대 기업에 들어가는 것이다. 외식사업과 테마파크를 통해 경쟁력을 키우고, 체인점 주와 공생하는 구조를 만들어서 실현시키겠다는 것이다.
이 대표의 롤 모델은 앞서 얘기했던 워렌버핏, 중국의 마윈, 한국의 정주영이다. 그는 '될 때까지 하는 정신'을 바탕으로 대박그룹을 키우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기존에도 있었던 사업에서 부족한 2%를 채워주는 사업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