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 인상적인 승리를 거두면서 지지율 상승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민주당 대선후보 버니 샌더스가 흑인 유권자의 표심잡기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지난 11일 (이하 현지시간) 버니 샌더스 선거캠프에서 "아직 끝나지 않았다 (It's not over)"라는 제목의 홍보 동영상에는 체포되는 과정에서 뉴욕 경찰의 목조르기로 숨진 흑인 에릭 가너의 딸이 등장했다.
4분 길이의 동영상에서 가너의 딸인 에리카 가너(25)는 에릭 가너가 마지막을 남긴 말인 "숨을 쉴 수 없다 (I can't breathe)"라는 말이 새겨진 옷을 입고서 담담한 내레이션을 이어간다. 에리카는 "나는 아빠의 죽음을 전국방송에서 보았다"면서 "그들은 자신들이 우리로 부터 무엇을 빼앗았는지 모른다. 아빠는 매일 가족에게 사랑받던 소중한 존재였다"고 말했다.
동영상에는 2014년 당시 에릭 가너가 쓰러지는 동영상과 그의 딸인 에리카가 이후 벌어진 인종차별 항의 시위를 이끄는 모습이 담겨있다. 에리카는 "나는 우리의 목소리를 듣고 우리를 위해 목소리를 내줄 수 있는 사람 뒤에 설 것이다. 우리는 버니 샌더스 같은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13일 현재 이 동영상은 45만 페이지뷰를 넘어서고 있다. 미국 방송인 MSNBC는 "버니 샌더스 선거캠프가 매우 강력한 동영상을 내놓았다"고 평가했다.
현지 언론들은 과연 이같은 버니 샌더스 쪽의 반격이 힐러리 클린턴 쪽으로 무게가 실려있는 흑인 유권자들을 움직일 수 있일 것인가에 관심이 쏠려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11일 미국 연방의회 흑인의원 모임인 ‘블랙 코커스’(CBC) 내 정치행동위원회는 11일 투표를 거쳐 클린턴 전 장관에 대한 지지를 공식으로 선언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현지언론들이 보도했다. CBC의장인 GK 버터필드(노스캐롤라이나) 하원의원 등 10명의 흑인 의원들은 이날 민주당 전국위원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행동위 멤버들의 만장일치에 가까운 합의를 통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20일 코커스를 앞두고 있는 네바다는 대다수가 백인이었던 아이오와와 뉴햄프셔와 달리 히스패닉(중남미계 이민자)과 흑인이 코커스 참가자 중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지역으로 알려져있다. 때문에 흑인 유권자의 마음을 잡기 위한 양측 선거 캠페인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