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과정 종사자들 “살기 어려운데 부총리·교육감·시의회 정치 싸움만…한심해”

2016-02-04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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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누리과정 예산이 전혀 편성되지 않아 지원이 중단되고 있는 서울지역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 종사자들의 정부와 교육청, 시의회 등에 대한 불만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3일에도 교육감들과 이준식 사회부총리가 각각 회견을 열고 같은 얘기를 반복하면서 공방을 벌인 데 대해 무책임하다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서울지역 유치원들은 서울교육청이 2개월분의 교사 수당을 선지급했지만 월급 자체가 나온 것은 아니고 담임교사 이외에는 이조차도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울지역 어린이집도 카드결제가 이뤄져 유치원보다 지원 중단이 후에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이미 보조교사수당 등 지원이 끊어져 급박한 상황에 처한 것은 마찬가지다.

누리과정 종사자들 사이에서 이렇게 어려운 처지인데도 정부와 교육청, 시의회가 정치싸움만 벌이고 있는 데 대해 불만이 커지고 있다.

4일 이명희 유치원연합회 서울지회 회장은 “어제 교육감들과 부총리가 회견한 내용을 보고 어이가 없었다”며 “서로 진지하게 타협점을 찾아야 하는데 같은 얘기만 계속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우리야 예산을 누가 주든 상관이 없고 교육부나 교육청이나 모두 같은 정부나 마찬가지인데 자존심 싸움만 벌이고 있다”며 “교사수당을 미리 줬지만 일부만 받을 수 있고 차입도 시간이 걸려 직원들의 생활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시의회 의원들도 아무리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편성을 않겠다는 주장이 맞다고 해도 민생을 돌보지 않는 것은 옳지 않다”며 “의회가 예산을 통과시키지 않는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도 했다.

박명하 어린이집총연합회 가정어린이집분과 회장은 “지난해 10월부터 정부와 국회를 쫓아다녔는데 내내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가 이제 와서 원칙적인 얘기들만 하고 있다”며 “교육감들은 릴레이 시위를 한다고 하고 부총리는 같은 얘기를 반복하고 있는데 한심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땜빵식의 편성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도 맞지만 생활하는 사람 생각도 해줘야할 것 아니냐”며 “학부모들이 이미 이번달에 보내느냐 마느냐를 놓고 고민을 하고 있는데 이런 것을 생각해주지 않으니 힘들다”고 덧붙였다.

그는 “어린이집은 카드결제가 돼서 아직 문제가 없다고들 하는데 이미 보조교사 수당 등이 지급 중단이 돼 있다”며 “1월 카드결제는 넘어갔지만 카드사들이 언제까지 선납을 해줄지 문제고 선납을 해주지 않으면 교사들 월급도 못주게 된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서울교육청이 유치원 교사수당을 미리 주고 설 전에 긴급자금을 지원하겠다고 했는데 유치원 원아만 대한민국 서울시 아이들이고 어린이집 아이들은 아니냐”며 “정부가 누리과정이라는 공통교육을 양쪽에서 하라고 해 같은 교육기관인데도 교육청이 이렇게 편가르기를 하니 힘들다”고도 했다.

현재 서울시의회가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을 삭감해 서울 지역만 누리과정 예산 편성이 전혀 없는 상태다.

경기, 광주, 전라남도의 경우는 시도의회가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을 삭감했지만 어려운 사정을 감안해 일부나 전액을 다시 살렸다.

서울시의회는 오늘 오후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 삭감을 주도했던 더민주가 의총을 열어 재편성을 놓고 논의할 예정이지만 의견이 분분해 결과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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