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정부에서 연구자가 수심 6500m까지 내려가 심해를 직접 탐사할 수 있는 심해유인잠수정 개발을 추진한다. 올해 하반기 중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2017년부터 2022년까지 6년간 총 1393억원을 투입해 20톤 규모 심해유인잠수정을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28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2013년 말에 착수한 심해유인잠수정 건조를 위한 기획연구 결과를 토대로 지난 15일 미래창조과학부에 기술성평가 요청, 기획재정부에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사업으로 신청했다. 기재부는 예비타당성조사 실시여부를 오는 4월 초까지 결정할 예정이다.
심해유인잠수정은 최첨단 과학기술 결정체로 국가 해양과학기술력 상징이자 척도가 되고 있다. 6500m급 유인잠수정을 보유하게 될 경우 마리아나해구 등과 같은 극히 일부 심해를 제외하고 전 세계 심해의 99%를 탐사 할 수 있게된다.
세계는 20세기 후반이후 산업발달에 따른 자원 수요 증가와 육상자원 고갈에 대한 우려로 인해 심해자원을 둘러싸고 해양 경제영토 확보를 위한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그만큼 해양개발을 위한 첨단 심해 탐사장비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는 것이다.
심해유인잠수정은 심해 정밀 해양과학 탐사를 통해 심해저 자원개발에 필요한 정보취득과 작업을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이와 함께 심해유인잠수정은 해양과학 탐사는 물론 해양구조물 설치 및 유지보수, 해양사고 시 구조․구난, 해양영토 및 해양환경 관리, 해저유물 발굴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가능하다.
실제로 미국이 1964년에 개발한 세계 최초 심해유인잠수정 앨빈(Alvin)은 심해 해양과학 탐사활동 외에도 1966년 지중해에서 분실된 수소폭탄을 수색·발견했고 1970년에는 심해 생명체 보고인 해저열수구를 세계최초로 발견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 1986년에는 1912년 북대서양 수심 4000m에 침몰한 타이타닉호를 수색·발견하는 등 활약을 펼친 바 있다.
심해유인잠수정은 우주선 개발에 비견될 만큼 심해 최고수압 극한환경을 극복하는 최첨단 기술력을 필요로 한다. 이 때문에 주요 해양선진국인 5개국만이 개발에 성공할 정도로 희소성이 크다.
일본과 중국은 이미 1987년과 2010년에 각각 6000m급 이상 심해유인잠수정인 신카이와 자오룽을 각각 개발했으며 최근에는 인도, 호주 등이 건조를 추진 중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10년여 전부터 심해유인잠수정 개발 필요성이 제기돼 왔으며 올해 건조를 위한 구체적인 타당성조사 실시 여부 결정을 눈앞에 두고 있다. 다만 가장 최근에 보유국이 된 중국보다도 최소 10년 이상이 뒤처지는 상황을 극복해야 한다는 과제도 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에서 수행한 기획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심해유인잠수정 개발시 경제적 파급효과로는 심해유인잠수정 총사업비 1393억원을 투자할 경우 2476억원 신규시장과 1000명 일자리 창출 효과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심해 장비 및 관련 기술 확보로 연간 해외 임대료 400억원, 핵심 부품 국내수입액 6100억원 규모 수입 대체효과 등도 심해유인잠수정 경제적 효과로 꼽힌다.
윤종호 해양수산부 해양개발과장은 “심해유인잠수정 개발은 해양 경제영토 확보는 물론 해양강국으로서 위상제고에 획기적 전기를 마련하게 될 것”이라며 “심해유인잠수정 조기 건조를 위해 관계부처와 적극 협의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