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 국내 증권사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양호하지만, 올해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 7곳(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현대증권·대우증권·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키움증권)의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은 전분기 대비 27.3% 증가할 전망이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138.3%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4분기 순익 예상치는 대우증권이 86억80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한국투자증권이 83억40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반면 현대증권과 키움증권 컨센서스는 각각 37.9%, 11.6% 떨어졌다. 현대증권은 전분기 대비 67.1% 늘어난 29억5000만원, 키움증권은 23.4% 감소한 29억5000만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증권사 상품운용수익이 흑자전환하면서 경상적 수익을 시현할 것으로 분석됐다. 주가연계증권(ELS) 발행 및 조기상환물량도 점진적으로 상승하면서 지난해 12월에는 9조원에 육박했다. 채권 수익이 늘면서 순이자마진도 증가할 전망이다.
박혜진 교보증권 연구원은 "3분기 중국지수 급락으로 인한 ELS 헤지비용 증가에 거래대금도 감소했지만, 상품운용 수익이 개선되면서 컨센서스를 부합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단, 수익원이 다각화된 회사에 주목할 것을 권했다.
지난해 4분기와 달리 올해 1분기 실적은 감소세를 보일 전망이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대우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키움증권의 1분기 합산 순이익은 전분기 예상치보다 8% 하락한 2550억원으로 추정됐다.
이들 증권사의 1분기 순익은 지난해 1분기 대비 24.8% 하락하고 영업이익은 92.1% 감소할 전망이다.
차인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 작용한 호재들이 올해는 사라졌고, 중국 등 글로벌 증시 약세로 코스피도 하락하고 있다"며 "외국인 순매도 국면이 잦아들어야 증권주도 회복할 수 있지만, 올해는 상황이 좋지 않다"고 밝혔다.
박용린 자본시장연구원 실장은 "올해 증권사들은 지난해 수익성 상승세를 이어가진 못할 것"이라며 "다만 절대치가 크게 떨어지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