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김온유 기자 = 중국 공안 당국에 납치됐다는 실종설이 돌던 홍콩 출판인이 지난해 10월 이미 음주운전 사고와 관련해 공안에 자수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CCTV가 17일 전했다.
앞서 홍콩 출판사 '마이티 커런트(쥐류·巨流) 미디어'의 대주주 구이민하이(桂民海·51)가 작년 10월 태국에서 중국 공안 요원들에 납치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를 시작으로 이 출판사 소유의 코즈웨이베이 서점 관계자들이 중국 공산당에 비판적인 책을 판매했다는 이유로 잇따라 실종됐다는 의혹이 나왔다. 이에 항의하며 실종된 인사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도 이어졌고 국제적 관심도 커졌다.
하지만 CCTV는 구이가 음주운전으로 사망 사고를 내고 나서 10년간 수배중이었으며 작년 10월 중국 당국에 자수했다고 그의 입을 직접 빌려 전했다. 구이는 지난 13일 한 수감시설에서 진행된 CCTV 인터뷰에서 "당시 감옥에 갈 것이 두려워 도망가는게 낫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내가 저지른 일에 대한 책임을 지고 기꺼이 처벌을 받으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수는 내 자신의 선택이었으며 다른 누구와도 관련 없다"며 "누구도, 어떤 기관도 관여하거나 나의 귀환에 방해되기를 원하지 않으며 악의적인 미디어 선전도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CCTV는 아울러 구이가 다른 범죄활동에도 연루돼 있으며 관련자들도 함께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번 영상의 진위에 대해 의구심을 표시하는 이들도 있다. 그동안 중국 정부인사들에 비판적인 책을 출간해왔던 구이 대표는 실종되기 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관련된 책을 준비 중이었다.
윌리엄 니 앰네스티 중국 연구자는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의 인터뷰를 통해 "만약 구이민하이의 진술이 사실어도 의문점은 많다"며 "나머지 4명은 왜 사라졌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구이민하이의 변호사 선임 여부와 구금 형태, 재판이 공정히 이루어졌는지도 공개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