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이익만 늘면 뭐하나 임금은 안 올리는데

2016-01-10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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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이클릭아트 ]



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기업이익은 느는데 근로자의 임금인상은 먼 얘기다. 일본 이야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본 기업들의 이익이 개선되고 있으나 근로자들의 지갑 상황은 그대로라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본 자동차 제작회사 스바루는 살아난 미국 자동차 시장 덕분에 회계연도 이익이 35억달러(약 4조원) 이상을 기록했다. 이는 3년 전보다 세 배 이상 높은 수치다. 그러나 스바루의 CEO 야스유키 요시나가는 “열심히 일한 우리 직원들에게 성과를 돌려주고 싶다”고 말하면서도 “우리는 고정비(항상 필요한 일정 비용)를 걱정해야만 한다”며 임금인상을 하지 않겠다고 애둘러 말했다. 그는 “나는 인색한 사람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는 스바루만의 문제가 아니라며 세이부홀딩스도 순이익이 4.8%나 증가했는데도 임금인상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WSJ는 전했다. 

이렇듯 임금인상에 야박한 일본 기업들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골칫거리다. 오랜 기간 지속된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업 이익이 근로자의 임금상승으로 이어지고 이를 통해서 소비가 늘어야 하는데 임금을 좀처럼 올리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임금은 더 떨어졌다. 일본 정부가 지난 8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1월 실질임금은 전년동기대비 0.4%떨어졌다. 

기업이익이 늘고 물가상승률도 느린 속도로 개선되고 있다. 또 아베노믹스를 통해 엔저를 추진한만큼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 서비스업의 이익도 증가했다고 WSJ는 지적하며 임금인상에 주춤할 이유가 없다고 비판했다. 

아베 총리는 최근 기업들에게 근로자의 임금을 올려 약 2조달러(약 2400조원)에 이르는 현금을 쓸 것을 촉구했다. 일본 경제기업 연합단장도 "임금 인상은 소비자들의 지출을 확대하는 데 가장 큰 동력"이라고 강조하며 기업들에게 임금인상을 요청했다.  

그러나 WSJ는 일본 CEO들이 중국 금융시장의 여파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상 등에 따른 위기를 부각하면서 지금도 충분한 현금을 더 쌓으려고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거품 붕괴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경영진들이 현금을 축적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안전한 전략이라고 생각하는 분위기가 팽배한 점도 임금인상에 나서지 않는 또 다른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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