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눈물로 총기 규제 도입을 호소했으나 전통적으로 총기 규제에 반대해 온 공화당 잠룡들은 이에 반발하고 나섰다. 미국총기협회(NRA)도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적 꿍꿍이'일 뿐이라며 평가절하했다.
워싱턴포스트(WP) 등은 오바마 행정부의 총기규제 행정명령 발표로 2016년 대선에서 총기 규제가 대선 쟁점으로 급부상했다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총기규제 행정명령은 모든 총기판매인은 연방정부의 허가를 얻어야 하며 구매자의 신원조회를 의무화하는 내용이 골자다. 총기 박람회와 인터넷 등을 통한 임의 총기거래를 차단해서 범죄자나 정신이상자의 총기 구매를 막기 위한 의도다.
그러나 공화당 의원들은 이번 조치가 국민의 총기 소유를 합법화한 ‘수정헌법 2조’를 위반할 뿐 아니라 의회를 우회하는 행정명령을 사용한 편법이라며 오바마 대통령에게 연일 공격을 퍼붓고 있다.
공화당 선두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대통령이 되면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공언했고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오바마의 위헌적 행정 조치에 맞서 싸우겠다"고 단언했다. 젭 부시 의원 등 모든 공화당 주자들도 행정명령을 막겠다며 반발했다.
NRA 산하 입법행동연구소 크리스 콕스 소장은 이날 성명을 내 "수정헌법 2조를 멸시해 온 오바마 행정부가 이번 행정명령을 악용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NRA는 헌법에 보장된 개인의 기본적인 총기 소지·휴대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계속 싸우겠다"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이날 뉴햄프셔 주 유세에서 "대통령에 당선되면 오바마 대통령의 총기규제 정책을 이어가겠다"며 오바마 대통령에 힘을 실었다.
일각에서는 총격 사건에 사용된 총들이 합법적인 방식으로 취득된 것이 다수여서 이번 조치의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된다. 온라인 매체인 뉴스맥스는 "서부 샌버너디노와 샌디훅 초등학교 난사사건 등에 사용된 총기들은 합법적 통로를 통해 구매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총기규제를 촉구할 때마다 총기 회사의 주식이 상승하는 등 시장이 역반응을 보이는 것도 문제다. 이날 미국 대표 총기업체인 스미슨&웨슨 주가와 스트럼거 주가는 각각 11.1%, 6.8% 폭등했다. 이는 규제 도입 전 총기를 사놓으려는 소비자들의 심리에 따른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