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간 동안 원작 팬들은 웹툰에 대한 충성심을 과시하면서 드라마 제작에 일일이 훈수를 뒀다. 오죽하면 '치어머니'(치즈인더트랩+시어머니)라는 말이 생겼을까. 눈에 불을 켜고 꼬투리를 잡으려는 치어머니들은 드라마 '치즈인더트랩'이 반드시 넘어야 할 과제다.
'치즈인더트랩'은 대학교를 배경으로 하는 청춘들의 풋풋한 로맨스로 단순 규정지을 수 없는 작품이다. 달콤한 미소 뒤 날 선 본성을 숨긴 완벽 스펙남 유정(박해진)과 그의 이중성을 유일하게 알아본 평범한 여대생 홍설(김고은)의 심리전은 스릴러 못지않다. 때문에 독자들은 '치즈인더트랩'을 '로맨스릴러'(로맨스+스릴러)라고 부른다.
두 사람의 미묘한 심리전을 얼마나 섬세하게 다룰지가 드라마의 가장 큰 숙제다. 원작 캐릭터와 높은 싱크로율로 출연진 중 거의 유일하게 치어머니의 지지를 받고 있는 박해진은 "웹툰 속 유정은 속을 알 수 없는 인물이라 어떻게 연기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촬영이 반 이상 진행된 지금도 매 장면을 감독과 고민하며 촬영한다. 내가 연기한 역할 중 가장 어려운 캐릭터"라면서 "웹툰은 독자가 스스로 여백을 채워가며 읽어가는 데 반해, 드라마는 배우가 그 여백을 채워야 한다고 생각해 뚜렷한 기준을 정해 연기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드라마 연출을 맡은 이윤정 PD는 원작과의 비교를 숙명으로 여기면서도 "웹툰과는 다른 작품으로 봐달라"고 부탁했다. 이 PD는 "원작 작가 쑨기 역시 자신이 생각하는 그림과 너무 똑같이 가지 않았으면 한다는 뜻을 밝혔다. 원작과 비교해 흐름은 비슷하지만 다른 에피소드로 마무리할 것"면서 "원작과 비교하면서 볼 수 있는 장면도 있고 그렇지 않은 장면도 있다. 웹툰을 보지 않은 시청자도 함께 드라마를 즐길 수 있도록 제작과정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반 사전제작을 목표로 지난해 9월부터 촬영에 돌입해 부지런을 떨며 작업에 한창인 '치즈인더트랩'이 치어머니를 만족시킬 수 있을까? 4일 오후 11시 tvN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