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이란과 외교관계 단절 선언

2016-01-04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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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란과 외교관계를 단절한다고 공식 선언하면서 양국 간 대치 사태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고 BBC, CNN 등 외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델 알주바이르 사우디아라비아 외교장관은 이날 “사우디에 주재하는 모든 이란 외교관은 48시간 안에 본국으로 떠나라”고 밝히면서 이란과의 외교 관계 단절 의사를 밝혔다. 이는 2일(현지시간) 사우디가 셰이크 님르 바크르 알님르 등 반정부 시아파 유력인사 4명에 대해 테러 혐의로 사형을 집행한 뒤 이란 시위대가 사우디 대사관과 총영사관을 공격한 데 따른 조치다.
중동의 양대 강국인 사우디와 이란의 대치 상태가 최고조에 달함으로써 중동 정세 전체가 경색 국면을 맞게 됐다. 또 양국이 수니파와 시아파의 맹주인만큼 중동의 종파간 갈등도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달을 전망이다.

양국은 종종 갈등을 겪긴 했지만 1980년 중반까지는 관계가 비교적 원만했었다. 그러나 1987년 이슬람 혁명을 이끈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가 사우디의 건국이념인 보수적 수니 종파인 와하비즘을 이단이라고 비난하면서 1988년부터 약 3년간 국교가 단절됐다.

당시 두 나라의 관계가 틀어진 데는 1980∼1988년 이란-이라크 전쟁 때 사우디가 같은 수니파인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정권을 지원해 구원이 쌓인데다 1987년 7월 사우디 메카 성지순례에서 벌어진 이란 순례객과 사우디 경찰과 충돌이 결정적 원인이었다.

그러나 양국 지도자가 외교관계 복원에 힘쓰고 1990년 8월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한 데 대해 이란이 이라크를 비판하면서 사우디의 편에 선 것을 계기로 1991년 외교관계가 회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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