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 대출 절반이 만기 5년 이상…최고금리 인하 실효성 없어

[사진=아이클릭아트 제공]

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대부업체들의 올해 신규 대출 중 절반 이상이 만기 5년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야가 대부업법 개정을 통해 내년부터 대출 최고금리를 기존 연 34.9%에서 27.9%로 내리기로 합의한 상태지만 기존 대출자들은 상당기간 30%대 고금리를 부담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민병두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2015년 대부기간별 신규계약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 1월부터 11월ᄁᆞ지 상위 20개 대부업체에서 신용대출을 받은 개인고객은 78만565명이다.

이 중 계약기간이 5년 이상으로 설정된 대출자는 총 39만286명으로 전체의 50.4%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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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기간이 1년 이상 2년 미만인 대출은 6.4%, 1년 미만은 0.1%에 그쳤다.

상위 20개사 중 5년 이상 계약기간 비중이 큰 곳은 앤알캐피탈대부(100.0%), 에이원대부캐피탈(96.8%), 리드코프(92.0%) 등이다.

이들 대부업체들은 기존 대출 계약기간 연장 시 만기 5년 이상의 계약이 주를 이루도록 했다. 올해 1~11월 기존계약 만료로 연장된 대출 계약 4만6418건 중 2만4230건(52.2%)이 만기 5년 이상의 계약이었다.

이처럼 올해 신규 대출이나 만기가 연장된 대출의 만기가 5년 이상으로 설정된 것은 내년 대부업 최고금리 인하에 대비해 대부업체들이 계약기간을 최대한 길게 늘이는 꼼수를 썼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대부업 법정 최고금리는 2013년 말 법 개정 이후 2015년 말까지 한시조건으로 34.9%가 적용돼왔다. 이후 제출된 법안들은 내년부터 법정 최고금리를 25~30%로 낮춘다는 내용이 주를 이뤄왔다.

올해 상위 20개 대부업체의 신규 개인신용대출 중 금리가 연 30% 미만인 대출은 전체 대출의 7.6%(5만9228명)에 그쳐 대부분의 대출이 금리 상한인 연 34.9%에 집중돼 있었다.

법정 최고금리 인하 시 기존 대출 계약에는 소급 적용되지 않아 이미 대출을 빌린 고객들은 인하된 법정 최고금리를 적용받지 못하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은 계약기간이 5년 이상이어도 중도상환과 신규 대출을 통한 '갈아타기'로 금리 인하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과거 대부업 최고금리 상한 인하 조치가 실시됐을 때 대부업 대출 평균금리가 상당 기간 최고금리를 웃돌았던 점을 고려하면 이 같은 주장도 설득력을 잃는다.

대부업 이용자들은 수백만원의 소액 자금을 만기일시상환 방식으로 대출받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매월 이자만 갚다가 만기가 자동 갱신돼 이전과 같은 대출금리를 적용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민 의원은 "대출 최고금리 인하를 회피하기 위해 편법적으로 대출기간을 장기로 하는 것은 금리 인하 효과를 반감시키는 것으로 문제가 있다"며 "현재 관련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어 기존 계약에도 인하 금리가 적용하는 방안 등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