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출범, 미·중 양대체제 패권 경쟁 가속화

2015-12-25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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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정광연 기자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25일 공식 출범함에 따라 50년간 아시아개발은행(ADB)이 독점해온 아시아 지역 개발금융 시장이 양대 체제로 재편됐다.

AIIB 출범으로 중국의 아시아 금융질서 재편 움직임이 가시화함에 따라 아시아 내 영향력 상실을 막으려는 미국과의 패권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1996년 창립된 ADB는 미국과 일본의 출자비율(지분율)이 각각 15%대에 달한다.

ADB 출자비율이 5%대에 불과한 중국은 개발자금 원조를 받은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영향력이 미국과 일본보다 극히 미미했다.

중국은 출자비율이 30.34%로 압도적인 AIIB의 발족을 계기로 미국과 일본이 ADB를 통해 주도해 온 아시아 지역 금융질서의 변화를 유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AIIB의 아시아 지역 원조가 중국의 신경제구상인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를 통한 기반시설 구축과 맞물리면 아시아 내 중국의 영향력이 크게 강화될 수 있다.

'아시아로의 회귀' 전략을 펴는 미국은 아시아 내 중국의 영향력 확산 저지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ADB는 지난 5월 연간 약 130억 달러인 ADB의 융자 능력을 2017년 약 1.5배인 최대 200억 달러(약 21조4860억원)로 확대키로 하는 등 위상 지키기에 나섰다.

미국이 체결을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회원국에서 세계 최대 상품 교역국인 중국이 제외된 것이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의도 때문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은 중국이 추진하는 AIIB와 일대일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을 2차 세계대전 이후 자국이 주도한 국제 경제 질서에 대한 정면 도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관측이다.

전문가들은 TPP 체결로 중국의 수출이 연간 약 1000억 달러(113조8000억원) 감소하고 국내총생산(GDP)이 2.2%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이 내년 RCEP 체결 때 미국을 제외하는 등 사실상 보복 조치에 나설 경우 아시아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 패권 경쟁이 극에 달하며 아시아 국가들에 줄 서기를 강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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