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최대 건설사 완커(萬科) 경영권 분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중국 중견 건설사 바오넝(寶能)그룹의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에 맞서 완커 경영진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애쓰는 가운데 중국 안방보험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는 핵심 변수로 등장한 것.
완커 최대 주주인 바오넝그룹도 15일 산하 계열사를 앞세워 완커 지분을 추가로 매입, 현재까지 바오넝그룹이 보유한 완커 지분율은 23.52%로 늘어난 상태다. 바오넝그룹은 지난 해부터 첸하이보험 등 산하 계열사를 앞세워 완커 지분을 서서히 매입해왔다.
시장은 안방보험이 바오넝그룹과 손 잡는다면 양사가 보유한 지분율이 30%에 육박해 완커그룹 경영권을 장악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완커의 회사정관에 따르면 보유지분 30%를 확보한 주주에게 회사의 경영권이 돌아가기 때문.
현재 왕스(王石) 회장, 위량(郁亮) 총재 등 완커 경영진의 지분율은 4.14%다. 기존 최대주주였던 화룬그룹(15.23%)의 지분을 합쳐도 20%가 채 안 된다.
안방보험이 어느 편에 서느냐에 따라 사실상 ‘바오완(寶萬, 바오넝과 완커)의 전쟁’의 최종 승자가 가려지는 셈이다. 하지만 안방보험이 어느 편에 설지는 아직 '안갯속'이다.
신경보(新京報)는 안방보험이 민생은행 계열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바오넝그룹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등 안방과 바오넝그룹간 관계가 미묘하다고 보도했다. 둘이 손잡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것. 하지만 일각에서는 안방보험이 이미 완커 경영진과 접촉이 있었다며 안방보험과 완커의 '의기투합' 가능성을 점치기도 했다.
완커에 자금을 대 줄 ‘흑기사’가 나타났다는 소문도 나왔다. 중국 최대 식품회사인 중량(中粮)그룹, 중신(中信)그룹 등 3개 중앙 국유기업이 거론되고 있다.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편 첸하이보험, 안방보험 등 중국 보험사들은 든든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최근 중국 증시에서 주식쇼핑에 대거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는 안방, 첸하이, 궈화보험 등 중국 보험사 10곳이 최근 5개월 사이 중국증시에서 최소 5% 이상 지분을 매입한 상장사가 26개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특히 안방보험은 12월 중순 일주일 사이 4조원 이상을 쏟아 부어 7개 상장사 주식을 매집하며 화제가 됐다.
이는 중국 보험시장이 활황을 띠면서 막강한 자금력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가 중국 보험관리감독위원회(보감회)가 보험자산의 부동산, 증시 투자 제한을 완화하며 보험업 발전을 적극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