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지나 기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반도체 신화'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바이오 신화'로 이어질지 재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1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따르면 11월 착공한 제 3공장에 8500억원의 돈이 투입된다. 이 회사는 2011년부터 2018년까지 생산설비에 2조원이란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부을 계획이다.
이건희 회장의 와병으로 올해부터 이재용 부회장이 그룹을 진두지휘하며 시작한 첫번째 작업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이다.
합병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각각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46.3%, 4.9%를 보유하고 있었다. 합병 후 통합삼성물산은 총 51%의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을 확보하며 삼성 바이오 사업의 최대주주로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현재 삼성물산은 이재용 부회장이 지분 16%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바이오 사업이 이재용 부회장이 그룹 통솔권을 갖고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첫번째 사업인 만큼 이 부회장의 경영 시험대가 될 것이란 게 업계의 시각이다.
삼성의 바이오 사업은 30여년 전인 1983년, 이건희 회장이 반도체 사업 진출을 공식화할 때의 모습과 많이 닮았다.
1974년 당시 동양방송 이사였던 이건희 회장은 사재를 털어 한국반도체 지분 50%를 인수했다. 삼성이 TV조차 제대로 만들지 못했던 시기다.
선진국과의 엄청난 기술격차, 막대한 투자금, 고급기술 인력 확보 등은 삼성이 직면한 난제였다. 현재 삼성 바이오사업 역시 이 같은 과제를 끌어안고 있다.
이후 수십년에 걸친 노력 끝에 삼성 반도체 사업은 '세계 최초'란 수식어가 따라붙는 사업이 됐다. 또 스마트폰 시장 정체기로 고심하는 현 시점에 반도체 사업은 꾸준히 매출을 내며 회사 전체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이날 인천송도경제자유구역내 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에서 열린 제3 공장 기공식에 참석한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현재 바이오 의약품은 70%가 바이오 의약품을 만드는 회사가 직접 생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것을 위탁생산할 수 있는 시대가 온다면 반도체에서 엄청난 수익을 내듯 바이오 의약품에서도 삼성 반도체의 신화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