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정치적 중립을 지키며 국회를 이끌었던 소신파 의회주의자 고(故) 이만섭 전 국회의장의 영결식이 1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국회장으로 거행됐다.
이날 400명이 넘는 추모객이 영결식을 찾았다. 추운 날씨 탓에 실내에서 거행되면서 장내는 자리가 없어 일부 추모객들이 서 있거나 들어오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국회 측은 식장 밖에 영결식 중계상황을 볼 수 있는 스크린과 의자 100석을 추가로 설치했다.
정 의장은 또한 "대화와 타협의 정치, 변칙 없는 정치로 끝까지 ‘의회주의’를 지켜내신 의장님의 삶, 그 자체가 의장님이 남기신 유지"라며 "의장님의 높은 뜻을 받들어 의회민주주의를 지키고, 그토록 염원하시던 상생과 화합, 그리고 통일의 길로 가겠다"고 말했다.
정 의장에 이어 신경식 대한민국 헌정회장과 정갑영 연세대학교 총장이 조사를 낭독했다.
신 회장은 "정권이 교체되는 격변기 속에서 두 차례나 국회의장으로서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면서 "'날치기'를 온몸으로 막아서고 '의장 당적 이탈'을 실행한 것은 의회정치사에 기록으로 남을 것"이라고 회고했다.
정 총장은 "허스키하면서도 카랑카랑해, 에두름 없이 곧이곧대로 쏟아지는 말씀은 듣는 이들의 가슴 속에서 더욱 크게 울렸다"면서 "한국 의회민주주의를 위한 의장님의 헌신은 천고불후(千古不朽·영원히 썩지 않거나 없어지지 않음)의 공적"이라고 기억했다.
종교의식이 치러진 후 고인의 생전 영상이 상영됐다. "국회는 여당의 국회도, 야당의 국회도 아닌 국민의 국회야!"하고 단호한 목소리로 힘주어 말하는 고인의 모습이 담겼다.
이날 영결식에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정의당 심상정 대표 등 여야 의원을 비롯해, 김수한 박관용 김원기 임채정 김형오 박희태 강창희 전 국회의장, 한승수 전 총리 등이 참석했다.
고인은 지난 14일 향년 83세에 숙환으로 별세했다. 6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되면서 정계에 입문한 그는 총 8선의 국회의원을 지낸 바 있고, 14대와 16대 두 차례에 걸쳐 국회의장을 역임했다.
이날 영결식 이후 고인은 이후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돼 영면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