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정의화 국회의장은 18일 고(故) 이만섭 전 국회의장을 회고하며 "의장님의 투철한 신념과 원칙으로 어렵게 지켜내신 의회민주주의와 삼권분립이 흔들리고 있는 작금의 상황에서 의장님의 빈자리가 더욱 커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고인의 영결식에서 장의위원장을 맡은 정 의장은 영결사를 통해 "이곳 국회의사당에는 의장님의 숨결이 곳곳에 배어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대화와 타협을 강조하셨던 의회민주주의 정신이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고인에 대해 "국민과 나라를 위한 길에 두려움은 없으셨다"면서 "1969년 그 서슬 퍼런 시기, 최고 권력자 면전에서
이어 "민주화를 바라는 국민적 여망이 들끓던 1980년대 말, 가장 먼저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요구해 6.29 선언의 씨앗을 뿌렸으며 ‘문민정부’ 출범에 앞장서셨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가슴으로 펼쳤던’ 이만섭 의장님의 정치는 두 번의 국회의장 재임 시기 가장 환한 빛을 발했다"면서 "의장님께서 의장석을 지키셨던 기간, 우리 헌정사의 고질병인 날치기가 사라졌다"고 소개했다. 이밖에도 스스로 당적을 이탈해 정치적 중립을 견지했던 것과, '자유투표제'를 명문화한 점 등 생전 의장으로서의 업적을 거론했다.
정 의장은 "의장님께서 여야를 초월해 공정하게 국회를 운영하셨고, 투철한 의회주의 정신으로 진정한 삼권분립의 기틀을 닦으셨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오늘의 대한민국 국회가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의장은 "'국회는 여당의 국회도, 야당의 국회도 아닌 국민의 국회다.', '국회의원은 계파나 당이 아니라, 나라와 국민부터 생각하라.'시던 의장님의 호통소리가 우리 귀에 들리는 듯 하다"면서 "남아있는 저희들은 지금 이 시간 한없이 부끄럽다"고 덧붙였다.
한편 향년 83세인 고인은 지난 14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8선의 국회의원을 지냈고 14대와 16대에서 두 번의 국회의장을 역임했다. 영결식은 국회의사당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국회장으로 거행됐다. 이후 고인은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돼 영면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