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서울시가 기존 관(官) 주도의 법인 세무조사를 전면 탈피한다. 기업의 과도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세무조사 대상 선정부터 조사 범위, 확정 결과 통지까지 전 과정을 투명화‧명확화하는 장치를 갖춘다.
아울러 일반시민에 대해 가치를 상실한 재산의 압류를 과감히 해제시킨다. 영세업자들이 다시 경제활동을 시작할 수 있도록 재기를 적극 돕는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납세자 눈높이 세정혁신'을 본격 추진한다고 15일 밝혔다.
먼저 연평균 732개 법인에 대해 이뤄지고 있는 시‧구 세무조사와 관련해 대상자 선정, 조사 범위, 결과 통지, 조사 뒤 수집자료 관리 및 활용 등 내부 절차를 담은 '세무조사운영규칙'을 손질한다. 꼭 20년 만의 변화로 내년 3월께 시행된다. 규칙 개정 이후부터는 세무사 등 외부 세무전문가를 포함한 해당 선정단이 객관화‧구체화된 기준에 따라 고른다.
2016년 2월 중 '가산세 운영지침'을 전국 최초로 만든다. 취득세, 지방소득세 등 세금을 제때 신고하지 못했을 때 추가(10~75%) 징수되는 가산세가 억울하게 물리지 않도록 한 조치다.
자동차 압류 연명채권 중 부과일로부터 15년이 넘은 자동차의 징수실익 유무를 일제 조사, 실제 폐차되거나 운행치 않는 자동차는 압류해제를 진행한다. 이에 따라 납세의무가 자동 소멸돼 경제활동 재기의 기회를 준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압류 자동차 체납 규모는 54만1000건, 4506억여 원이다. 인원으로는 39만7000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압류로 따지면 15년 이상인 건수는 5만건, 347억여 원에, 체납인원은 3만3000명이다.
또 생계형 및 청년사업자, 최초 창업자, 사회적기업 등 조세 취약계층을 직접 찾아가서 세무고충을 듣고 민원도 접수하는 '세무인턴제도'를 내년 3월 가동한다. 서울시립대학교 등 시내 세무관련 학과에 재학 중인 대학생들이 멘토로 나서 상담을 벌인다.
박재민 서울시 재무국장은 "납세자 눈높이 세정혁신 추진계획으로 기업의 과도한 부담을 줄여나가는 한편 장기 체납에 발목이 묶인 영세업자들에게 개인회생 기회를 줄 것"이라며 "IT, 대학생 인력 등을 활용해 납세자들이 억울한 세금을 더 내는 일이 없도록 더 나은 납부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