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국내 주요기업 최고경영자(CEO)의 절반 이상이 내년 경영 키워드로 ‘긴축경영’을 꼽았다.
한국경영자총협회(회장 박병원)가 235개사를 대상으로 ‘2016년 최고경영자 경제전망 조사’를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52.3%가 내년도 경영계획의 방향성을 ‘긴축경영’으로 응답했다. ‘현상유지’는 30.2%, ‘확대경영’은 17.4%로 집계됐다.
응답자의 75.7%는 현 경기 상황을 장기형 불황으로 평가해 장기불황에 대한 우려가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 경기상황을 ‘경기 저점’이라고 평가한 비율이 91.0%(‘경기저점’ 15.3%+‘장기형 불황’ 75.7%)로 매우 높게 나타난 반면, 경기저점 통과 후 회복 국면으로 진입했다는 응답은 5.5%에 불과했다.
국내경기의 회복세가 본격화되는 시점을 묻는 설문에 40.8%가 ‘상당기간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고 응답했다. 규모별로는 ‘상당기간 어려울 것’이라는 응답이 중소기업(38.2%)보다 대기업(46.3%)에서 높게 나타났다. 반면, 국내 경기가 2016년에 회복할 것이라는 응답은 15.9%(‘2016년 상반기’ 2.6%+‘2016년 하반기’ 13.3%)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고경영자들은 국내총생산(GDP) 기준 2016년 경제성장률을 평균 2.7%로 전망했다. 이는 국내외 주요 기관들이 전망한 내년도 경제성장률 3%대 초반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이러한 결과는 기업 현장에서 체감하는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크게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
2016년 기업경영의 애로 요인으로 ‘대외경제 침체 및 불확실성’이 38.9%로 가장 높게 나타나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경제의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 ‘내수부진’ 27.5%, ‘고용부담 증가’ 15.1% 순으로 조사됐다.
내년도 투자 및 채용계획을 묻는 설문에 대해 대기업은 ‘소폭 축소’, 중소기업은 ‘금년 수준’을 가장 높게 꼽아 규모별 차이를 보였다. 내년 투자규모에 대해 대기업은 ‘소폭 축소’가 41.2%, 중소기업은 ‘금년 수준’이 45.6%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내년 채용규모 역시 대기업은 ‘소폭 축소’가 36.8%, 중소기업은 ‘금년 수준’이 56.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내년 투자와 고용계획 모두 ‘확대’ 보다는 ‘축소’를 계획한다는 응답 비율이 높아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 심화로 기업의 투자와 고용이 다소 위축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에서 추진 중인 4대 개혁 중 가장 시급한 것으로 ‘노동개혁’(61.8%)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공공개혁’, ‘금융개혁’, ‘교육개혁’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응답자의 32.3%는 노동개혁 중 가장 시급한 과제로 ‘직무․성과 중심 임금체계로의 개편’을 가장 많이 꼽았고, 이 밖에 ‘대․중소기업간 근로조건 완화’(21.2%), ‘정규직 과보호 완화’(15.7%) 순으로 나타났다.
노사정이 대타협을 이룬 노동개혁의 성공적인 추진 여부에 대해 ‘회의적이다’라는 응답이 59.8%로 높게 나타났다. 특히 ‘회의적이다’라고 응답한 이유에 대해서는 ‘정치권에 대한 불신’(37.4%), ‘정부의 리더십 부족’(29.7%), ‘노사간 신뢰 부족’(19.4%) 등을 꼽았다.
경제 활성화를 위해 가장 필요한 조치는 ‘적극적 규제 완화’(31.5%)와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23.7%)가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시장경제에 대한 올바른 인식 확산’(10.7%), ‘투자 및 창업에 대한 금융, 세제 지원’(10.5%) 순으로 조사됐다.
이 밖에 무역비중이 높은 기업을 대상으로 최소한의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환율을 조사한 결과, 원·달러 환율은 평균 1,087.2원, 원·100엔 환율은 평균 986.2원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