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사업 뛰어든 삼성, LG와의 경쟁도 불가피

2015-12-10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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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LG와의 경쟁도 불가피

아주경제 윤태구 기자 =결국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던진 새 승부수는 '자동차'였다. 이 부회장이 자동차 전장 사업 진출을 공식화하며 삼성은 앞서 자동차 전장 사업에 뛰어든 LG와의 격돌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또 애플, 구글 등 글로벌 IT 전자업체가 뛰어든 자율주행차, 전기차 등 차세대 자동차시장에서 각축을 벌이게 됐다.

국내 자동차 산업을 이끌고 있는 현대자동차와의 경쟁도 불가피하다. 현대차는 자율주행차의 반도체 칩을 직접 개발하기로 하는 등 차세대 스마트카 개발에 속도를 내는 상황이다.  현대차그룹의 부품계열사인 현대모비스도 친환경차와 자율주행차의 핵심부품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 조직개편을 통해 '전장사업팀'을 신설하고 자동차 전장 사업에 진출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전장사업팀은 권오현 부회장 직속으로 부품(DS) 부문 아래 편입하며 총 책임은 박종환 부사장이 맡는다. 전장사업팀을 이끌 박종환 부사장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1995년 설립한 삼성자동차에 파견됐던 인물이다.

초기에는 단기에 성과를 볼 수 있는 인포테인먼트에 역량을 집중하고, 장기적으로는 자율주행 자동차와 같은 스마트카로 분야를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상 삼성이 전장부품 사업이 뛰어드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앞서 이 부회장은 수년에 걸쳐 완성차업계 최고경영자들과 지속적으로 만나며 상당한 친분을 쌓았다. BMW그룹의 노르베르트 라이트호퍼 의장을 비롯해 GM의 댄 애커슨 회장, 일본 도요타의 토요타 아키호 회장, 폴크스바겐의 마르틴 빈터코른 최고경영자들을 최근 몇년 사이 잇따라 만난 바 있다.

삼성 계열사들은 이미 전장 부품 사업에 속속 뛰어든 상황이다. 대표적인 곳이 삼성SDI와 삼성전기다. 삼성SDI는 자동차용 2차전지(배터리)를 주력으로, 삼성전기는 차량용 후방 카메라모듈, 무선통신 모듈 등을 중점으로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전장사업팀이 소비자가전(CE) 산하 VD 사업부가 아닌 DS 아래 들어간 것을 봤을 때 삼성전자가 궁극적으로는 '차량용 반도체' 사업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전장사업 진출은 불가피하게 LG와 대결 구도를 만들었다.

LG는 일찌감치 자동차 전장사업에 뛰어들었다. LG전자는 지난 2013년 7월 독립사업본부로 VC사업부를 만들어 자동차 전장사업을 키워왔다.

VC사업부 매출은 올해 1분기 3826억원에서 2분기 4508억원, 3분기에는 4786억원까지 늘었다. 최근 인사에서는 구본준 부회장이 (주)LG로 이동해 신성장사업추진단장을 맡고, 이곳에서 자동차 전장사업 등을 진두지휘한다.

LG전자는 전장부품 투자를 확대하며 글로벌 협력사를 늘리고 있다. 구글의 자율주행차 프로젝트 협력사로 선정됐고, 메르세데스 벤츠와 '자동차의 눈'에 해당하는 스테레오 카메라 시스템 공동개발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계열사인 LG화학과 LG이노텍은 각각 차량용 반도체와 차량용 카메라 모듈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다. LG화학의 경우 제너럴모터스(GM)의 차세대 전기차를 위한 파트너로 선정돼 구동모터와 인버터, 배터리팩 등 11종의 핵심 부품을 공급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전장사업 확대로 LG전자도 긴장감을 높일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전장사업은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다양한 계열사와 함께 기존 반도체 경쟁력을 바탕으로 급성장할 가능성이 있다"며 "LG도 그룹 차원에서 자동차 전장사업에 공을 들이는 만큼 양사의 경쟁이 볼만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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