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지난 3일 서해대교에서 발생한 화재에 대한 미스터리가 풀리지 않고 있다.
도로공사 측은 7일 "지난 5~6일 사고현장 조사에 나선 프랑스의 낙뢰전문가 알랭 루소가 '낙뢰가 서해대교 케이블 상부에서 발생한 화재의 원인으로 추정된다'는 의견서를 보내왔다"고 밝혔다.
루소는 의견서에서 "지속시간이 어느 정도 긴 소전류가 있어야 불이 발생하고 케이블이 절단될 때까지 불꼿이 유지될 수 있다"면서 "이러한 소전류는 낙뢰보호시스템이나 낙뢰감지시스템으로 찾아내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지난 3일 오후 6시10분께 충청남도 당진시에 위치한 서해대교의 목포 방향 2번 주탑 교량 케이블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주탑과 교량상판을 연결하는 케이블 중 가장 긴 72번이 불에 탔고 근처 케이블도 손상됐다.
화재 발생 후 국토교통부와 도로공사는 화재 원인을 낙뢰로 추정했다. 낙뢰는 뇌운(雷雲·천둥, 번개를 동반한 구름) 속에서 발생한 전기가 지면을 향해 흐르는 방전 현상으로 서해대교 관리소 직원들이 당시 천둥소리를 들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하지만 기상청은 이날 오후 5시 40분 부터 6시 20분 사이 낙뢰는 전혀 감지되지 않았다며 낙뢰가 화재원인일 가능성은 낮다는 입장이다.
기상청은 낙뢰 관측망의 신뢰도(탐측효율)가 95% 이상으로 5% 가량의 오차 발생이 가능하기는 하지만 서해대교의 경우 서해기지, 보령, 인천, 충주, 고창 등 인근 지역의 여러 개의 센서가 동시 관측하기 때문에 오차범위가 훨씬 작다고 설명했다.
또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할 것으로 생각되지만 아직까지 낙뢰가 포착된 폐쇄회로(CC)TV나 차량 블랙박스 등도 찾지 못한 상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