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법 제11형사부(손봉기 부장판사)는 7일 오전 9시 30분 대구법원 11호 법정에서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박모(82) 할머니 사건 국민참여재판을 시작한다고 6일 밝혔다.
앞서 박 할머니는 7월 14일 오후 2시43분께 상주시 공성면 금계1리 마을회관에서 사이다에 농약을 몰래 넣어 이를 마신 할머니 6명 가운데 2명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피고인의 유죄 입증을 위한 증거를 충분히 확보해 이번 재판에 자신감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 검찰은 박 할머니 집에서 농약 성분이 든 드링크제 병이 나온 점, 할머니들이 마신 사이다병 뚜껑으로 사용된 드링크제 뚜껑과 박 할머니 집에서 발견된 여러 드링크제 뚜껑에 적힌 유효기간이 같은 점 등을 증거로 제시하고 있다.
또 피고인 옷과 지팡이 등 21곳에서 농약 성분이 검출된 점, 범행 은폐 정황이 촬영된 블랙박스 영상, 할머니가 사건 전날 화투놀이를 하다 심하게 다퉜다는 피해자 진술 등도 주요 증거다.
검찰은 마을 주민 80여명의 의견과 마을 입구 CCTV를 분석한 결과를 미루어 볼 때 피고인이 아닌 제3자가 범행했을 가능성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피고인 측 변호인 측은 직접 증거가 없고 범행을 저지를 만한 동기가 없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변호인 측은 검찰이 고독성 농약 구입 경로, 농약 투입 시기, 드링크제 병에 묻은 피고인 지문 등을 확보하지 못한 점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박 할머니가 70년 가까이 한 마을에서 친하게 지낸 이웃 할머니들을 살해할 동기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변호인단은 국민참여재판에서 검찰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무죄를 주장할 계획이다.
검찰과 변호인단은 최초 신고자, 피해자, 마을 주민, 행동분석 전문가, 사건 수사 경찰관, 외부 전문가 등 모두 18명을 증인으로 요청했다.
검찰과 변호인단은 580여 건의 증거 자료를 제출했으며 검찰이 수집한 자료는 3500여쪽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대구지법은 무작위 추출 방식으로 정한 배심원 후보자 300명에게 출석 통지서를 보냈으나 이 가운데 50여명은 중병·상해 또는 장애를 이유로 법원에 출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최종 선정된 9명의 배심원들은 출퇴근하며 재판에 참여한다. 재판과 관련한 비밀을 누설하면 6개월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 처벌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