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이달 14일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열린 '민중총궐기' 결과, 경찰 장비의 손해 추정액이 3억8000여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경찰은 준비 중인 민사 소송에서 손해배상 청구액에 반영할 예정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집회 당시 일부 시위대의 과격 시위로 경찰버스 등 차량 50대가 완파 또는 반파됐고, 무전기와 무전기 충전기, 방패, 경광봉, 우비 등 부서지거나 시위대에 빼앗긴 장비는 231점에 달했다.
아울러 당시 폭력시위로 다친 경찰관과 의경 등 113명에 대한 치료비와 위자료 등이 아직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아, 이번 시위에 따른 손해배상 소송가액은 더 증가할 전망이다.
또 버스 등 차량에 대한 손해액도 우선 차량의 겉면만 살펴보고 산정된 금액이며, 당시 일부 시위대가 버스 주유구를 통해 방화를 시도한 점이 포착돼 엔진과 연료탱크 등 내부 점검을 해보면 수리 금액이 늘어날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일단 1차 손해액은 소송가액에 반영될 것"이라며 "다만 아직은 추정한 금액이어서 더 늘어날 수 있고, 인적 피해 청구액은 피해자의 부상 후유증까지 살펴봐야 하기에 정확한 청구액이 나오려면 두 달 정도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지난 21일 이번 시위를 주도·기획한 것으로 의심되는 민노총 본부를 전격 압수수색해 관련 증거를 다수 확보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21일 중구 정동 경향신문사의 민노총 본부를 압수수색한 결과 '압수수색 임박 문서, PC, 서버 보안 철저'라고 적힌 회의 문건이 발견됐다. 특히 압수수색 당시 민노총 본부 사무실 내 컴퓨터 52개 가운데 46개의 하드디스크는 이미 없어져 있었다.
문건에는 이 회의가 압수수색에 대비해 17일에 한 것으로 돼 있으나, 경찰은 실제 회의가 이뤄졌는지는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
또 압수수색 사흘 전인 18일 오후에는 민노총 본부 앞에 세워진 문건 파쇄 업체 차량에서 다량의 문건이 파쇄되는 장면도 목격됐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민노총이 불법행위 증거를 사전에 없앴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여러 정황이 나온 만큼 민노총 관계자를 상대로 사실 확인 등 수사를 하겠다"며 "증거인멸로 볼 뚜렷한 증거가 나오면 처벌이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