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온유 기자 = 홍콩 '우산혁명' 이후 민심을 알 수 있는 첫 투표가 홍콩에서 실시됐으나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됐다고 차이나모닝포스트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투표자들 중에는 어떤 후보가 나왔는지도 모른채 시키는대로 투표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홍콩 구의회 선거가 실시된 지난 22일 홍훔시 캄마 양로원의 경우 제3자가 노인들의 신분증을 챙긴채 이들을 투표소로 실어나른 뒤 특정 후보를 뽑으라고 지시하는 등 정당하지 못한 수법이 이뤄졌다고 신문은 전했다.
저스티스 바나바 펑와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은 "교통 서비스까지도 혜택을 제공하는 일종의 불법 행위"라며 "투표를 하라고 시키는 것, 누굴 뽑을지 말지 개입하는 일도 모두 불법"이라고 강조했다. 캄마 양로원 측은 "양로원 거주 노인들에게 신분증을 가지고 있도록 허용하지 않는다"며 추가 질문에 대한 답을 회피했다.
구의회 선거 자체는 사실상 큰 영향력을 가지지 않지만 지난해 79일간 지속된 민주화 혁명 이후 첫 투표로써 홍콩 시민들의 생각을 보여줄 지표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많았다.
하지만 노인들에게 특정 후보를 지시하고 일부러 투표소까지 데려갔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결과의 정당성이 개운치 않을 전망이다. 이번 구의회 선거는 전체 유권자 312만 명 중 146만 8000명이 투표해 역대 최고 투표율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