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재고 넘쳐, 저유가 장기화… 유화업계 "실적에 유리"

2015-11-22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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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정제시설.[현대오일뱅크 제공]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 석유재고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저유가가 장기화될 조짐이 나타난다.

유가가 급락하지만 않으면 유화업계에는 저유가가 수요 확대 및 원가 인하 요인으로 작용해 실적에 유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국제유가는 내년까지 저유가가 유지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국가들이 점유율 위주 공급경쟁을 지속하고 있고 이로 인해 석유 재고가 높은 수준을 보이기 때문이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국제에너지기구(IEA)는 11월 월간석유시장보고서에서 선진국 시장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지역의 석유재고가 역대 최고수준을 기록하며 유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9월 OECD 지역의 석유재고는 전월보다 1380만 배럴 증가한 30억 배럴을 기록했다. 이라크, 러시아 및 사우디가 저유가에도 불구하고 석유시장 확보를 위해 석유 공급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초과공급을 견인했다.

이 가운데 경유 등 동절기 난방 연료 재고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이번 겨울 기온이 예년보다 낮더라도 석유재고는 평년보다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예측됐다. 초과공급과 재고증가로 유가 약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다만, 내년 비OPEC 산유국의 공급 감소 전망도 나온다. IEA는 내년 비OPEC 산유국의 석유 공급이 올해보다 60만 b/d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1992년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시장조사기관 플래츠에 따르면 OPEC 국가들의 석유 생산량은 지난달 3108만 b/d를 기록해 전달보다 12만 b/d 감소했다. 이는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플래츠는 “OPEC의 생산량이 3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지만 다음달 비엔나에서 열리는 장관회의 때 점유율 전략에서 후퇴할 것이라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라며 “내년 비OPEC의 공급감소 전망을 포함한 모든 정황에도 점유율 전략을 바꿀 가능성은 매우 적다”고 판단했다.

지난달 OPEC 생산량 감소 배경은 계절적 요인이 컸다는 분석이다.

사우디 아라비아와 이라크가 감소세를 주도했는데, 사우디의 경우 3개월 연속 감소세에도 여전히 1000만 b/d 이상의 높은 생산량을 3월 이후 줄곧 유지 중이다. 아울러 사우디의 역내 정제시설 정기보수 및 발전설비의 낮은 사용량으로 내수 부문이 감소했을 뿐 석유 수출은 증가세를 보였다.

이라크는 일부 지역의 기상환경 악화로 수일간 생산량이 감소한 영향을 받았다.

국내 유화업계는 고유가보다 이처럼 저유가 상황이 지속되는 게 실적에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3분기엔 유가가 하락해 정유업계는 재고평가손실이 발생했지만, “고유가가 지속되는 것과 저유가가 지속되는 것을 비교하면 정유사로서는 저유가가 훨씬 유리하다”고 SK이노베이션은 밝혔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고유가 때보다 저유가에서 정제마진이 높았다”면서 “가스와 대체관계에 있는 납사, 벙커유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져 마진이 좋아지는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원료를 수입하는 국내 화학업계도 저유가로 원가가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 LG화학은 “저유가에서 이익이 개선되는 가장 큰 요인은 원료를 사용하는 부분에서의 차익”이라며 “미국은 가스화학(ECC), 중국은 석탄화학(CTO)으로 경쟁하는데, 고유가 당시 국내 석유화학(NCC) 경쟁력이 취약했지만 유가가 50달러로 내려왔을 때 ECC와 NCC 마진은 대동소이하다. CTO보다는 상당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유화업계는 가격 하락으로 인해 수요가 점진적으로 늘어나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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