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털 가격은 떨어졌는데 패딩 가격은 그대로

2015-11-2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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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아웃도어 원자재 가격이 대폭 하락했지만 판매가는 내려올 줄 모르고 있다.

중국발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했던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오리털 가격은 크게 인하됐다. 하지만 정작 완제품 가격은 지난해 수준이거나 더 비싸진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등에서 발생한 AI 영향으로 충전재 공급량이 급격하게 줄어 지난해 거위털 충전재 시세는 1kg에 12만원, 오리털은 6만원에 거래됐다. 충전재 1kg는 경량재킷 6장, 해비다운 3장을 만들 수 있는 양이다.

당시 아웃도어 업체들은 계획한 생산량만큼 충전재를 확보하지 못해 애를 먹었다. 품질 또한 확신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상황이 이렇자 다운패딩 제품 가격도 자연스럽게 상승했다. 원가에서 충전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다시 충전재 공급량이 평년 수준으로 돌아왔다. 올해 구스다운 충전재 가격은 1kg 당 10만원, 덕다운은 3만 5000원으로 전년 대비 83%, 58%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문제는 충전재 가격이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판매가는 그대로라는 것이다.

통상 판매 가격엔 원자재값의 비중이 크게 작용한다. 충전재 다음으로 비싼 원자재는 원단이다. 원단은 최근 방수·방풍·투습 기능이 뛰어난 고기능성 제품을 사용한다. 하지만 재킷 한 장당 1만~2만원의 차이밖에 나지 않아 판매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때문에 구스다운과 덕다운의 실제 납품 원가가 내려가면 제품 가격도 내려가야 한다. 하지만 패딩은 여전히 지난해 수준인 40만~60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실제로 블랙야크 '유니브 다운재킷'은 49만 8000원, 네파 '알라스카 다운재킷'은 69만원, 빈폴아웃도어의 '도브다운'은 69만 8000원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아웃도어 업체들의 가격 정책 자체를 지적했다. 비싼 게 좋다는 인식때문에 오리털 가격이 내려도 제품 가격을 내리는 것에는 미온적이라는 비난이다.

이에 각 업체들은 꼼수를 내놓기 시작했다. 작년 수준으로 판매가를 책정한 뒤 출시와 동시에 세일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30% 안팎의 세일이 진행되기 때문에 '적정 소비자가는 세일한 가격'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아웃도어 업체들이 모두 힘들어하고 있지만 가격 정책에 대해서만큼은 보수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가격을 낮추지 않고 고가 마케팅 전략만 쓴다면 앞으로는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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