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토요일 저녁 8시 전북 남원시 광한루원 수상무대에서 펼쳐진 창극 ‘열녀 춘향’은 지난 5월 9일 첫 공연을 시작으로 관객들의 호평속에 10월 24일까지 총 24회, 6개월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올해는 메르스와 장마로 공연이 연기·취소되는 등 악재가 많았지만 누적관객 수는 총 1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3년 누적 관객 수는 3만 명을 돌파해 ‘남원하면 열녀춘향’이라는 공식을 세우며 대표 관광 상품으로 떠올랐다.
남원시가 관객들을 대상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100여명 중 98.0%가 ‘공연에 전반적으로 만족한다’고 답해 공연에 대한 관객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밖에도 ‘출연자의 기량이 뛰어나다’ ‘흥미롭고 재미있는 내용이다’ ‘ 음향, 조명, 무대의 구성이 조화롭다’ 등의 문항에서 90% 이상이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한루원 수상무대에서 펼쳐진 창극 ‘광한루연가Ⅲ 열녀춘향’은 전반부 사랑과 이별 이야기를 과감히 생략하고 춘향이 고난과 역경을 극복하는 과정을 중심으로 표현하여 창극 춘향전의 역사를 새로 썼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프롤로그에서 남원고을 사람들은 ‘반갑소, 반갑소, 반갑소’ 남원을 소개하는 노랫말과 화려한 춤으로 관객들을 맞이했다. 마지막 무대인사에도 등장하는 이 노래는 익숙한 멜로디의 반복으로 처음 듣는 관객들까지 흥얼거리게 만드는 중독성이 있다.
또한 작품이 후반부의 이야기로 집중되면서 판소리 춘향가가 가지고 있는 숨은 재미가 들어나 해학과 풍자가 강화됐다. 어사가 되어 암행에 나선 이몽룡이 농부들을 만나 대화를 나누는 장면에서는 민초들의 재치 넘치는 입담과 이몽룡의 능청스러운 연기가 서로 대결을 펼치는 듯 이어졌다.
그동안 이야기 전개상 생략되어 많은 관객들이 아쉬워했던 사또생일잔치 장면에서 이몽룡의 시조가 살아나면서 부패한 권력을 시원하게 응징하는 카타르시스도 선사했다.
1921년 일제 강점기 ‘남원 권번’에 뿌리를 두고 있는 남원시립국악단은 춘향전의 배경 남원이라는 지역적인 특색에 맞게 20여 년 동안 매번 다른 창극 춘향전을 선보이면서 누구도 넘어설 수 없는 내공을 쌓았다. 창극 ‘광한루연가 열녀춘향’은 여기에 우리나라 4대 누각으로 꼽히는 춘향과 몽룡의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는 광한루원이 더해져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남원시립국악단은 이 밖에도 올해 문화도시 상설프로그램 ‘광한루의 밤풍경’, 여름상설공연 ‘한여름 밤의 소리여행’, 일본 국민문화제 초청 공연 등을 마치고 2016년 공연을 구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