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의 메이저리그진출에 대한 우려···하지만 리그를 지배한 선수는 어디서든 통해왔다

2015-11-1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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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병호 페이스북 사진]

아주경제 서동욱 기자 = 박병호, 손아섭이 해외 진출을 선언한 데 이어 일본 프로야구에서 활약하던 오승환, 이대호도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함으로써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유례없었던 MLB 진출 붐이 불고 있다. 동시에 최근 일고 있는 국내 프로야구 질적 저하에 대한 비판과 함께 무모하게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의 수많은 사례들로 볼때 한국과 일본과 같이 야구 실력이 어느 수준에 오른 국가의 리그라면 그 리그를 압도한 타자나 투수는 해외 리그에서도 통할 가능성이 크다. 리그를 '지배'했던 선수들은 대부분 해외에 나가서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 

90년대 이후 한국 프로야구를 압도하고 외국으로 건너간 선수로는 타자 중에 이승엽·이대호, 투수 중에는 류현진·오승환을 꼽을 수 있다.

이승엽은 일본 진출 직전 해 홈런 1위(56개), 타점 1위(144), 득점 1위(115)를 차지하며, 시즌MVP, 골든글러브(1루수)를 휩쓸었다. 9시즌 중 7시즌을 30홈런 이상을 기록하는 파워를 보였고, 거의 매 시즌 3할을 때려내는 정확성도 겸비했다.

일본 진출 첫 해에는 다소 고전했지만 두 번째 시즌부터 3년 연속 30홈런 이상을 때려냈고, 2006년에는 타율 0.323(2위), 41홈런(2위), 108타점(4위)의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이대호는 2010년 KBO역사상 전무후무한 타격 7관왕의 위엄을 세운 후 2011년에도 타율 1위, 안타 1위, 홈런 2위 등 엄청난 성적을 거두고 일본에 진출했다.

일본에서 4년 차인 올해에는 타율 0.282 31홈런 144안타 98타점 68득점의 좋은 성적을 거뒀고, 특히 일본 시리즈에서는 타율 0.500(16타수 8안타) 2홈런 8타점을 터트리면서 소속팀을 일본시리즈 우승으로 이끌며 시리즈 MVP에 선정되기도 했다.

‘괴물’ 류현진도 한국에서 뛰는 7년 동안 리그 최정상급 투수로 군림했다. 데뷔 첫해 다승(18승), 평균 자책점(2.23), 탈삼진(204개)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기더니 7년 동안 98승을 거두고 통산 2.80의 방어율을 남기고 LA다저스 유니폼을 입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한국 리그에서와 비슷한 성적을 거뒀다. 날카로운 제구력을 바탕으로 2년 동안 344이닝을 던지며 28승 3.17의 방어율을 기록했다.

오승환은 한국에서 9시즌을 뛰며 방어율 1.69, 277세이브를 거두며 9회 상대의 추격을 꺾는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다. 일본에 건너 간 후에도 2시즌 통산 127경기에 등판해 80세이브(4승7패12홀드), 평균자책점 2.25의 성적을 써내며 2년 연속 센트럴리그 구원왕을 차지했다.

일본의 경우는 말할 것도 없다. 대표적인 예는 바로 스즈키 이치로다. 이치로는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블루웨이브에서 9년 동안 뛰며 일본 최초 시즌 200안타 돌파(210안타), 7년 연속 타격왕, 3년 연속 MVP 수상이라는 엄청난 기록들을 세웠다.

그는 메이저리그도 정복했다. 그는 이적 첫해부터 타율 0.350, 안타 242개, 도루 56개를 기록하는 엄청난 성적으로 타격왕, 도루왕, 신인상, MVP를 동시에 석권하는 기염을 토했다.

마쓰이 히데끼도 있다. 마쓰이의 NPB 10년 성적은 연평균 33.2홈런, OPS 0.996이다. 뉴욕양키즈 입단 직전 해인 2002에는 타율 0.334, 출루율 0.461, 장타율 0.692, 50홈런 107타점을 기록하며 리그를 압도했다.

메이저 진출 후에는 첫 시즌 타율 0.287, 출루율 0.353, 장타율 0.435, 16홈런 106타점을 기록하며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이어 10년간 연평균 17.5개의 홈런을 기록했고, OPS는 0.822다. 압도적이진 않았지만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무려 1268.1이닝을 던지는 동안 탈삼진을 1250개나 잡고 방어율 1.99을 기록한 다르빗슈 유는 메이저리그 진출 후 545.1이닝을 던지며 탈삼진 680개를 잡고 3.27의 방어율을 기록하며 부상 전까지 위력적인 모습을 보였다.

괴물투수 다나카 마사히로는 메이저리그 진출 직전 해인 2013년 212이닝을 던지며 24승 무패 방어율 1.27 승률 100%의 괴물같은 성적을 거두고 미국으로 건너갔다. 이후 2년 동안 뉴용양키스에서 뛰면서 290.1이닝을 던졌고 방어율 3.16을 기록했다.

이와 같은 기록들은 박병호의 MLB성공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유이기도 하다. 올 시즌 박병호는 KBO를 압도했다. 0.343의 타율에 지난 시즌에 이어 50홈런을 넘겼고(53홈런), 146타점을 기록하며 네 시즌 연속 100타점을 넘기는 기염을 토했다. 최근 한국 프로야구가 극심한 타고투저 현상을 보이고 있는 걸 감안하더라도 무서운 성적이다.

미네소타를 비롯한 다수의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박병호를 택한 것도, 해외 스카우터들이 매해 한국 야구장을 찾아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보는 것도 이와 같은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 한국 야구에 족적을 남긴 선수들이 해외로 진출했을 때 그랬듯 팬들은 박병호의 메이저 도전을 흥미롭게 지켜보기만 하면 된다. 아니, 오히려 조금 더 마음 편히 지켜봐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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