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광연 기자 =모바일 내비게이션 서비스 ‘김기사’가 자사의 ‘T맵’ 전자지도DB를 무단 사용했다는 SK플래닛의 주장에 대해 서비스 기업인 록앤올이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양사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당분간 논란 확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박종환 록앤올 공동대표는 3일 서울 역삼동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SK플래닛이 주장하는 T맵 전자지도DB 무단사용 사실은 사실 무근이며 당연히 지식재산권 침해 사실도 없다”고 밝혔다.
그는 SK플래닛이 무단사용 증거로 내놓은 디지털 워터마크에 대해 “화면 분석 시점이 계약 종료 이전일 수 있고, 지명 표기 오타가 디지털 워터마크라는 주장 자체가 억지”라고 설명한 후 “설사 오타 표기가 워터마크가 맞다고 치더라도 일부러 사용한 것이 아니며, T맵이 아니라 구글과 같은 공개된 지도 서비스를 참고하며 자체 지도 구축 작업을 하던 과정에서 발생한 우연의 일치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SK플래닛이 지식재산권 무단사용 여부를 판단하는 워터마크로 활용하기 위해 T맵의 일부 지명을 일부러 잘못 표기했으며 김기사에는 이런 고의적인 오타 수십개가 지도 공급 계약이 끝난 올 9월 이후에도 수십개 발견됐다고 주장한바 있다.
박 대표는 지도공급 계약에 대해서도 “당시 T맵을 서비스하던 SK M&C 측에서 먼저 김기사에게 계약 체결을 제안해 왔으며 이후 서비스가 빠르게 성장하자 지도공급 계약을 연장하는 과정에서 계약을 끊겠다거나 계약금을 과도하게 인상하는 식으로 ‘갑질’을 했다”고 성토했다.
록앤올측은 현재 계약 과정에서 있었던 영업방해 등 부당한 행위에 대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 신고를 포함한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다.
이에 대해 SK플래닛 역시 공식 입장자료를 통해 “록앤올이 DB삭제를 주장한 6월말 이후에도 김기사에서 다수의 T맵 전자지도 DB 디지털 워터마크가 발견되고 있다”며 “타사 DB를 참조했다는 록앤올의 주장은 사실상 무단으로 지식재산권을 침해한 행위를 인정한 꼴”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그간의 벤처 지원 노력들이 폄하되고 지식재산권 보호 요청들이 대기업의 횡포로 왜곡되는 것에 대해 대단히 유감이며 본질을 벗어난 소모적인 논쟁이 아닌 당초 계약 종료시 합의한 대로 T맵 전자지도DB의 즉각적인 교체를 요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