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워싱턴특파원 박요셉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방미 일정을 마치고 18일(한국시간) 새벽 서울에 도착했다. 박 대통령은 이번 방미 기간 중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북핵과 북한 문제에 대한 공동성명을 처음으로 채택했다. 특히 역대 대통령들 중에서 최초로 펜타곤에서 열리는 의장대 공식의장 행사에 참석하는 등 최고의 예우를 받으며 한미 동맹 관계를 더욱 공고히 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김창준 전 미 연방하원의원으로부터 박 대통령의 방미 성과와 의미 등에 관해 들어봤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번 방미를 통해 어떤 성과를 얻었으며 그 의미는 무엇인지 전제적으로 정리한다면?
최근 이란의 핵 협상이 타결되면서 이제 세계유일의 핵 실험국인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고립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근혜 대통령의 펜타곤 방문으로 북한의 핵 실험과 무력도발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며 한미 군사동맹에 대해 확실시 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은 매우 시기 적절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주요 의제들 중 특히 ‘환태평양경제공동체협정(TPP)’에 대한 국내외 관심이 집중됐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의제는 바로 북한의 도발위협과 함께 TPP일 것이다. TPP란 미국과 일본의 주도하에 중국의 AIIB를 견제하기 위한 조직으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 경제 통합에 있어 가장 강력한 수단이 될 것이다.
세계 40%의 GDP를 차지하는 12나라가 모여 얼마 전 합의를 이끌어냈으며 이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지대가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TPP 가입을 위해 각 나라별 국회인증을 의무화 해야 하는데 캐나다의 경우 반대파의 저지세력이 격심하기 때문에 캐나다의 TPP 가입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우리의 문제는 12 나라에 끼지 못하고 6 나라의 대기국 명단에 올랐다. 그 동안 중국을 의식하고 AIIB나 RCEP, 한중 FTA에 모든 신경을 집중하면서 TPP 가입의 기회를 놓치고 늦장대응을 했다는 점이다. 후속조치로서 TPP에 추가로 가입하고자 동분서주 하고 있으나 TPP 12개국 가운데 한 곳이라도 거부권을 행사하면 참여할 수 없기 때문에 그 결과에 따라야만 한다.
◇미국은 내년이 대선이고, 한국도 대통령 임기 후반부에 곧 대선정국이다. 이런 시점에서 앞으로 한미관계를 어떻게 전망하며, 중요한 과제는 무엇인지?
-한미관계에서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는 크게 달라질 부분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과 공화당의 차이는 미국 내에서 영향력을 끼칠 수 있으나 대외정책에 달라질 부분이 없고 한국의 국내 정치에는 영향이 미치지 못할 것이다.
다만 우리가 어떤 자세를 취하느냐에 따라 달렸다. 한미동맹관계가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국방은 미국과 동맹관계를 굳건히 유지하면서 경제는 중국과 활발히 교류를 유지하도록 우리정부는 현실적이고 객관적으로 중심을 바로 잡아야 한다. 한쪽에 치우치게 된다면 미국과 중국 양측 관계 모두 훼손되고 말 것이다.
◇미국 민주, 공화당의 대선후보 경선전에서 각 당의 유력후보 도널드 트럼프와 힐러리 클린턴 중 한 명이 대통령이 될 경우 한미관계에 미칠 영향을 예상한다면?
-최근 도널드 트럼프의 ‘한국안보 무임승차론’ 발언이 논란이 됐다. 한국은 강력한 제조업 경쟁력을 지녔고 AIIB에 세계 5번째로 많은 자금을 투자하기도 했으며 미국에서 엄청난 돈을 벌어가고 있는데 안보는 미국의 희생에 무임승차 한다는 주장이다. 우리는 그의 발언에 예민해질 필요 없이 의연하게 대처해야 한다. 누가 대통령이 되던 간에 한미관계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며 한미관계는 우리의 역할에 달려있다.
중요한 것은 세계정세를 명확하게 바라보는 시선과 이에 대처하는 우리의 역할이다. 미국의 국방예산은 전세계 상위 9나라의 국방예산을 합친 것 보다 많다. 최근 화성탐사 기술로 전세계가 놀라기도 했다. 노벨상 수상도 압도적인 우위에 있다. 또한 앞으로 TPP가 아시아·태평양 지역 경제 통합에 있어 가장 강력한 수단이 될 것이다. 이처럼 세계를 주도하는 강대국의 장점을 본받고 세계 경제흐름에 발 빠르게 대처하는 자세를 지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