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 “시중 문제집보다는 평이한 수준이었어요. 다만 상식 부분에서 한국사 비중이 커 '역사 공부를 해야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했죠. 예전 SSAT와는 별반 차이 없었어요.”
삼성전자 CE·IM(가전·모바일) 부문을 지원한 A(29)씨는 18일 삼성그룹직무적성검사 ‘GSAT(Global Samsung Aptitude Test)’를 마치고 홀가분하다는 표정으로 시험장을 나서며 이같이 말했다.
이번 GSAT는 삼성의 기존 직무적성검사인 SSAT에서 변경된 후 처음 치러진 것으로 서울과 부산, 대구, 대전, 광주 등 국내 5개 지역과 미국 로스앤젤레스, 뉴욕 등 해외 2개 지역에서 21개 계열사 지원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서울에서는 강남구 압구정동에 위치한 압구정고등학교에서 GSAT가 진행됐으며, 응시 인원은 삼성측에서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약 10만명 정도가 서류접수를 하고, 그 중 5만명 정도가 응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첫 GSAT의 난이도는 “평이했다”고 응시생들은 입을 모았다. 다만, 역사문제와 추리부분이 다소 어려웠다는 의견이 많았다.
삼성전자 재무직을 지원한 B(30)씨는 “시험 보기전 시중 GSAT 모의고사 문제집을 풀고 갔는데 추리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문제집보다 쉽게 느껴졌다”면서도 “언어추리, 수리추리 같은 추리분야가 꽤 어렵게 나와 시간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마케팅직을 지원한 C(27)씨도 “상반기 SSAT 시험보다 언어추리가 어렵게 나와 다 풀지 못했다”며 “역사 분야는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어려웠다”고 전했다.
이날 상식부분 중 역사문제는 한국사 6문제, 중국사 4문제, 세계사 4문제 등 총 14문제가 출제됐다.
한국사 문제에는 균전법을 실시한 왕, 발해의 해동성국에 대한 설명 중 일치 여부를 묻는 문제 등이 출제됐으며, 세계사문제에서는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 사이에 일어난 사건에 대한 문제가 나왔다.
상반기에도 상식 50문제 중 16개의 역사문제가 출제된 점을 고려하면 삼성그룹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역사 분야에 무게를 두고 신입사원을 채용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삼성그룹과 직·간접적으로 연관있는 문제도 일부 출제됐다.
직접적으로 관련있는 문제는 삼성전자의 퀀텀닷(양자점) TV에 대해 묻는 문제가 출제됐다. 또 바이오 시밀러(동등생물의약품), 그래핀(탄소원자로 이뤄진 원자 크기 벌집 구조의 소재) 등 삼성그룹의 계열사가 추진중이거나 개발 중인 사업분야와 관련된 문제도 눈에 띄었다.
또 환율과 금리의 상관관계, 대체재와 보완재의 개념을 묻는 등 경제관련 문제도 출제됐다.
기존 직무적성검사시험인 SSAT와의 차이점에 대해서는 “바뀐 것이 없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를 지원한 D(28)씨는 “SSAT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며 “SSAT에서 GSAT로 이름만 바뀐 느낌”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지원자 E(28)씨도 “SSAT까지 포함하면 총 3번 정도 삼성 직무적성검사 시험을 봤는데, SSAT나 GSAT나 특별히 달라진 것은 없다”며 “단 역사비중이 조금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SSAT 대신 처음 도입된 GSAT는 언어논리와 수리논리, 추리, 시각적사고, 직무상식 등 5개 영역으로 구성됐다. 5개 영역에 걸쳐 160문항이 출제되며 140문 동안 풀어야 한다. 시험은 오전 9시 20분부터 11시 40분까지 치러졌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번 하반기 공채부터 서류전형을 부활시키는 등 새로운 채용제도를 선보인다.
지난 상반기까지는 학점이 3.0 이상(4.5 만점 기준)이고, 일정 정도의 어학성적만 갖추면 별도의 서류전형 없이 누구에게나 직무적성검사에 응시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했다. 그러나 올해 하반기부터는 직무적합성평가를 통과해야만 GSAT에 응시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은 GSAT 합격자를 대상으로 오는 11월 면접을 하고, 11월~12월 중 건강검진을 거쳐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는 계획이다. 채용 규모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인 4000여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