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차세대 플렉서블 전자기기용 유기태양전지 개발

2015-10-1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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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준 카이스트 생명화학공학과 교수, 김택수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교수. [사진=카이스트 제공]

 
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국내 연구진이 기존 유기태양전지에 사용되는 풀러렌을 고분자로 대체해 기존보다 신축성은 60배 이상, 내구성은 470배 이상 향상시키는 데 성공했다. 풀러렌은 탄소원자가 5각형과 6각형으로 이루어진 축구공 모양의 저분자를, 고분자는 분자량이 매우 큰 화합물을 말한다.

유기태양전지는 무기물이 아닌 유기(탄소화합물) 재료를 주원료로 사용하는 태양전지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및 스마트 안경 등 차세대 플렉서블‧웨어러블 전자기기의 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차세대 플렉서블‧웨어러블 전자기기의 구동 에너지원은 반드시 유연하며 휴대가 가능해야 한다. 유기태양전지는 가볍고 유연한 유기물 박막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기존 무기태양전지보다 유연하고 가벼우며 우수한 빛 흡수력과 낮은 공정단가 등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기존 유기태양전지는 효율은 높지만 그 안에 포함된 풀러렌의 취성(잘 깨지는 성질) 때문에 플렉서블 소자에 사용하기에는 내구성이 부족하여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에 반해 유기태양전지에 풀러렌 대신 고분자를 사용하면 고분자의 유연함과 고분자 사슬 사이의 얽힘 효과에 의해 높은 효율을 유지하면서도 내구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왔다. 

김범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화학공학과 교수와 기계공학과 김택수 교수 연구진은 풀러렌 대신 ‘N형 전도성 고분자’라는 물질을 사용해 기존 풀러렌 기반 유기태양전지보다 훨씬 뛰어난 내구성을 가지면서도 동시에 높은 효율로 전력을 생산할 수 있음을 최초로 규명했다.

‘N형 전도성 고분자’를 사용한 유기태양전지는 풀러렌을 사용한 유기태양전지보다 60배 이상 향상된 연신율(물질이 잘 늘어나는 정도)과 470배 이상 향상된 인성(물질이 파괴에 저항하는 정도)을 보였으며, 효율 또한 6.64%로 상용화에 근접한 수치를 보였다.

이 과정에서 김범준 교수팀은 새로운 고효율 고분자 태양전지 시스템 개발을, 김택수 교수팀은 개발된 고분자 태양전지의 기계적 특성 분석을 담당하여 협동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진은 앞으로도 플렉서블 태양전지의 상용화라는 공동의 최종 목표를 가지고 협업해서 기술을 완성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카이스트는 전했다.

김범준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고분자 태양전지가 높은 효율뿐만 아니라 소자의 기계적 특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이를 필요로 하는 다양한 부착형, 휴대용 소자 구현을 앞당겨 산업계에 큰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판에 9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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