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카이스트(KAIST)는 김재경(32·사진) 수리과학과 교수가 미분방정식을 이용한 수학적 모델링을 통해 온도 변화에도 생체시계의 속도를 유지하는 원리를 발견했다고 5일 밝혔다.
우리 뇌에 있는 생체시계는 밤 9시쯤이 되면 멜라토닌을 분비하게 하고 아침 7시쯤 멈추게 한다. 이로 인해 우리는 매일 일정한 시간에 잠을 자고 기상할 수 있다. 생체시계는 온도가 변해도 빨라지거나 느려지지 않고 일정한 속도로 유지되기 때문에 우리의 체온이 변해도 규칙적인 삶을 살 수 있다. 이는 환경에 따라 체온이 변하는 변온 동물에게도 적용된다.
김 교수는 수학 모델링을 통해 이 원리를 밝혀냈고 모델링 결과는 듀크-싱가포르 국립 의과대학 데이빗 벌쉽 교수 연구팀의 실험을 통해 검증됐다. 60년의 난제가 풀린 것이다.
생체시계에는 ‘Period2’라는 핵심 단백질이 존재한다. 이 단백질은 12시간 동안 증가하고 나머지 12시간 동안 분해되는 리듬을 평생 반복한다.
김 교수는 이 두 가지 방법의 비율을 조절하는 것이 Period2에 존재하는 인산화 스위치(Phosphoryltion switch)라는 것도 밝혀냈다. 인산화 스위치의 역할은 온도가 올라갔을 때 느리게 분해되는 Period2의 양을 늘려 전체적인 분해 속도가 천천히 이뤄지게 만든다. 반대로 온도가 내려갔을 때는 빠르게 분해되는 비율을 늘려 생체시계의 속도를 조절한다.
결국 생체시계 속도 유지의 핵심은 인산화 스위치이고 다른 생화학 반응이 빨라져도 생체시계의 속도 유지를 가능하게 만드는 요소인 것이다.
이번 연구에서 밝혀진 인산화 스위치는 생체시계의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핵심 요소가 될 전망이다. 이 인산화 스위치를 조절할 수 있는 약을 개발한다면 잦은 해외 출장으로 인한 시차, 주·야 교대 근무 등에 의한 생체시계 고장 예방 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 교수는 “이번 성과를 통해 우리나라에선 아직은 부족한 생물학과 수학의 교류가 활발해지길 기대한다”며 “수학이 생물학의 난제들을 해결하는 데 이바지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데이비드 벌십 듀크-싱가포르 의과대 교수 연구팀, 미국 미시간대 데니 폴저 교수와 공동연구로 진행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저명 국제학술지 셀(Cell)의 자매지 몰라큘러 셀(Molecular Cell) 1일 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