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후보’ SK는 왜 5위에 그쳤을까?

2015-10-08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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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SK와이번스 공식 홈페이지]

아주경제 서동욱 기자 = SK 와이번스가 넥센 히어로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패하며 어려웠던 2015년 시즌을 마무리했다. SK가 이번 시즌 거둔 정규리그 5위라는 성적은 시즌 시작 전 ‘우승후보’로 꼽혔던 그들의 전력에 비해 초라하기 그지없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시즌 전 SK는 박병호와 같은 빅스타는 없어도 가장 ‘짜임새’가 좋다는 평을 들었다.

김강민, 조동화, 이명기, 브라운, 박재상으로 이어지는 외야라인은 공수에서 밸런스를 갖추고 있었고, 1루 박정권, 3루 최정, 나주환·김성현의 키스톤 콤비도 탄탄해 보였다. 포수에는 경험 많은 정상호와 공격력이 좋은 이재원이 버티고 있었다.

또 김광현, 켈리, 벤와트, 윤희상, 채병용으로 이어지는 선발 라인은 타팀에 밀리지 않았다. 삼성과 리그 최강을 다투던 불펜은 후반기 박희수, 박정배가 돌아오면 더 강해질 것이라고 예상됐다.

하지만 야구는 예측대로 되는 것도 이름값으로 하는 것도 아니었다.

먼저 공격력에 문제가 생겼다. 최정의 부상이 컸다. 팀 공격력의 핵심을 담당하는 그는 부상여파로 겨우 81경기만 뛰면서도 홈런 17개를 치며 58타점이나 올렸다.

최정이 빠지자 전체 공격의 밸런스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이명기가 1번 타자로 나서 0.315에 타율에 22개의 도루를 성공시키고, 이재원이 홈런 17개에 타점 100점을 올리며 분투했지만 브라운과 박정권의 부진이 뼈아팠다. 브라운은 홈런 28개를 쳤지만 득점권 타율이 0.230에 불과해 76타점 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박정권도 홈런 21개를 기록했지만 마찬가지로 0.261의 낮은 득점권 타율 때문에 70타점밖에 올리지 못했다.

7월 중순 합류한 정의윤이 아니었다면 사실 5위라는 성적도 과분한 공격력이었다. 1~4위까지 팀이 대부분이 120타점 이상을 올린 중심타자를 한명(두산-김현수)에서 많게는 세명(NC-테임즈, 나성범, 이호준)까지 보유하고 있었던 걸 감안하면 SK가 4위 안에 들지 못한 건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SK의 공격지표는 중위권에 위치한 팀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다. 시즌 팀 타율 0.272 6위, 득점 693점 6위, 홈런 145개 5위, 득점권 타율 5위, 도루 9위를 기록했다.

시즌 시작 전 삼성보다도 높게 평가받던 SK 투수진은 기대에 못 미쳤다. 그나마 김광현·켈리 원투펀치는 안정적으로 10승 이상씩을 거두며 자신의 몫을 했다. 하지만 벤와트는 계속된 부진으로 교체됐고, 대체 용병 세든이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윤희상은 계속 부진했고, 결국 신예 박종훈을 기용했지만 기복이 있었다.

불펜진에서는 윤길현, 정우람이 분전했지만 시즌 중반 보직을 조정한 후 힘이 떨어졌다. 박정배, 박희수는 뒤늦게 합류해 24경기, 14경기만 뛰었다. 그나마도 예전의 강력함은 없었다. 전유수, 문광은, 이재영, 채병용도 명성에 어울리는 활약을 하지 못했다. 비록 불펜 방어율은 2위였지만 팀 방어율은 4위인 4.71에 불과했다.

수비도 김성근 시절 상대 타자를 압박할 정도의 촘촘했던 SK의 그것이 아니었다. 실책 개수도 4위로 평범했다. 특히 유격수 김성현은 리그에서 가장 많은 실책(22개)를 기록했다. 특히 시즌 초에는 경기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적인 실책을 여러 개 범해 패배의 원흉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SK는 시즌 후반 좋은 성적을 거두며 내년을 기대하게 했다. 박종훈이 선발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며 경험을 쌓았고 최정이 시즌 막판 돌아와 몸을 만들 수 있게 됐다. 홀드왕을 차지한적 있는 박희수와 경험 많은 박정배가 돌아와 불펜에 힘을 보탠다.

관건은 내년 시즌 박정권, 정상호와 같이 노장이 된 주축선수들의 체력을 유지하며 동시에 미래를 책임질 신인들을 육성할 수 있느냐다. SK가 올해의 실패를 거울로 삼아 내년에 ‘우승 후보’의 모습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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