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판 된 시멘트 업계… M&A ‘산 넘어 산’

2015-10-06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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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시멘트업계를 대표하고 있는 쌍용양회와 현대시멘트가 잇따른 송사(訟事)에 휘말리면서 인수·합병(M&A) 이슈가 안갯속에 머무는 등 업계 전반적으로 뒤숭숭한 상태다.

◆파이시티에 발목잡힌 현대시멘트 집안싸움으로 확대
6일 시멘트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범(凡)현대가인 현대시멘트는 공시를 통해정몽선 회장이 매제이자 현대시멘트 대표이사 사장을 맡고 있는 이주환씨를 비롯, 이사들에 대해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앞서 지난 7월 30일, 5478억원의 배임 혐의로 전직 임원 3명에 대해 고소장을 제출한 바 있어 이는 그 후속조치로 풀이된다.
이번 정 회장의 고소 이유는 자회사인 성우종합건설이 추진했던 파이시티 개발사업에 대한 지급보증이 이유로 꼽힌다. 앞서 지난 2007년 현대시멘트는 성우종합건설에 5150억원을 지급보증을 해줬으며 이 과정에서 정 회장이 배제된 채 임원진들의 독단적인 결정이 파국으로 이어졌고 곧 소송전으로 비화됐다는 것이다. 현대시멘트는 당시 지급보증으로 인한 충당부채 설정으로 자금난을 겪게 됐고, 결국 2010년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했다.

관련업계는 현대시멘트가 M&A시장에 나오기까지 상당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선 파이시티 부지 매각을 통한 PF채권을 해소가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집안 싸움이 장기화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 현대시멘트의 시잠점유율이 낮다는 점 등을 이유로 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시멘트가 M&A 시장으로 나오는 것은 논외로 두고 있다. 해결해야 할 일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라며 “또 시멘트 업체 인수를 추진중인 레미콘 업체 입장에서도 현대시멘트의 시장점유율이 낮은 만큼 시장에 나온다 해도 별다른 반응은 없을것으로 보여 매각은 장기화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쌍용양회 日 대주주 VS 채권단 힘겨루에 매각 ‘난항’
업계 점유율 1위인 쌍용양회의 경우도 채권단과 대주주인 태평양시멘트와의 내부갈등으로 법정에 선 상태다.

쌍용양회 채권단으로 구성된 ‘매각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추가 이사 선임을 위한 임시주총을 오는 8일 개최할 예정이다. 주총을 통해 5명의 사내·외 이사들의 선임이 완료된다면 전체 이사 수는 14명으로 늘고, 이사회의 절반을 채권단 우호세력이 차지하게 된다. 이를 통해 채권단은 태평양시멘트가 보유중인 우선매수청구권을 무력화 시키고 공개매각에 나설 예정이다.

하지만 그간 조용한 행보를 이어오던 태평양시멘트는 법원에 협의회를 상대로 임시주총에서 협의회의 의결권 행사를 금지하는 가처분 신청과 우선매수권 지위에 대한 재확인 본안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태평양측 관계자는 “일본 기업들의 특성상 이슈화 되는 것을 원치 않아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최근 협의회측이 보이고 있는 심각한 경영권 침해를 묵과할 수 없어 본격적으로 대응에 나서게 됐다. 회사 정상화를 위해서라도 협의회측이 경영권을 흔들어선 안된다”고 밝혔다.

현재 쌍용양회의 공개매각 향방은 법원의 심리결과에 따라 달라진다. 우선매수청구권과 관련해 법원이 태평양측 손을 들어준다면 채권단의 공개매각 시도는 원점으로 돌아가게 된다. 반대로 법원이 채권단측 의견을 수용한다면 공개매각에 속도가 붙는다. 하지만 태평양측이 항소에 나설 경우 매각은 미뤄질 수 밖에 없다.

태평양측 관계자는 "시간이 촉박해 협의회의 의결권 금지 가처분 신청이 기각된다 해도 항소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다만 우선매수청구권과 관련해 법원의 판단이 남아 있다"면서 "태평양측은 향후 법원의 판단에 따른 법리적 대응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차분한 행보를 이어오던 태평양측이 적극 대응에 나선데 대해서 여러 가지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우선 우선매수청구권에 대한 이슈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이 큰 것으로 보인다”면서 “법원이 채권단의 손을 들어준다면 항소 등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여 법정공방이 장기화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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