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금리대출 압박에 속타는 저축은행

2015-09-2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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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이클릭아트 제공]
 

아주경제 이정주 기자 = 중금리대출 시장 활성화를 위한 금융당국의 전방위 압박에 시중 저축은행들이 볼멘 소리를 내고 있다. 당국은 신용평가 시스템 개선 등으로 중금리대출 시장을 키운다는 의도지만 저축은행 업계는 "원론적으로는 동의하지만 실현 가능성 측면에서는 회의적"이라는 반응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21일 개인신용평가 관행 개선방안을 발표하고 저축은행의 개인신용등급 산출 과정을 정교하게 다듬기로 했다. 개인신용평가를 세분화시켜 금리 차등화를 유도해 중금리대출 시장을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현재 금융회사들은 신용조회회사(CB)에서 산출한 신용등급을 여신심사에 활용하는 동시에 자체 신용평가모형(CSS)을 반영하고 있다. 금감원은 일부 저축은행이 담보 위주의 대출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등 신용평가시스템이 미흡하다고 판단, 개선을 주문했다. 다수의 중·소형 저축은행이 저축은행중앙회가 제공하는 CSS를 활용하고 있지만 변별력 및 운영능력 측면에서 미흡하다는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운용하는 신용평가시스템을 좀 더 정교화시키자는 측면에서 접근했다”며 “대형 저축은행부터 우선적으로 전문인력을 확보하도록 독려하겠다”고 말했다. 또 “궁극적으로는 대출금리 비교공시를 정비해 시장에서 업체 간 경쟁을 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저축은행업계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개인 신용평가시스템을 개선해 신용도별로 고객을 분산시키는 것은 이론적으로는 맞는 말”이라면서 “문제는 1금융권 고객과 2금융권 고객층은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금리 상품은 중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데 실제 현장에는 저신용자들만 몰려 있다”며 “신용평가 외에 다양한 변수를 잡아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인 신용평가시스템과 별개로 금리 조절을 금리 자율화에 맞게 원칙적으로 시장에 맡겨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금리단층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당국의 고충은 이해하지만 중금리 시장도 시장 원리에 맡기는 게 바람직하다”며 “저축은행이 신용평가 모델을 자발적으로 개발하고 자율경쟁을 통해 중금리 시장이 확대될 수 있는 방향으로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비교 공시를 강화해 소비자들이 투명하게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부분은 동의한다”고 덧붙였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금융국장은 “저축은행이 당초 설립 목적에 맞게 서민금융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며 “저축은행이 대부업화되는 기조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만으로 저소득층을 지원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결국 정부가 가계 소득을 증대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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