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제약회사 위험한 갑질…약값이 하룻밤새 50배

2015-09-21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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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약들 소유권 사들여 고액약 둔갑 재판매

[사진=Turing 제약사 웹페이지]

아주경제 윤은숙 윤주혜 기자 =한 알에 13.5달러하던 약이 하룻밤 새 750달러가 된다? 최근 미국에서 기존 치료약들의 가격을 터무니 없는 가격으로 높여 폭리를 취하는 제약회사들의 전횡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20일 보도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전염병 치료제인 다라프림이다. 만들어진 지 62년이나 된 다라프림의 소유권은 지난 8월 헤지펀드 매니저가 운영하는 제약회사인 튜링사에 넘어갔다. 그리고 튜링사는 한 알에 13.5달러였던 가격을 바로 750달러로 인상했다. 

전염병 치료에 두루 쓰였던 다라프림의 갑작스러운 가격 폭등에 전염병 관련 전문가들은 반발하고 나섰다. 의료진들은 말라리아부터 전염병인 톡소플라마증, 에이즈와 암 등 여러 질병에서 폭넓게 쓰인 치료제로 제약회사들이 폭리를 취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아이칸 의학대학교의 전염병 전문 교수 쥬디스 에이버그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다라프림의 가격인상으로) 병원들은 비용부담때문에 다른 대체 치료제를 사용하게 될 것"이라며 "대체 치료제가 다라프림의 효능을 따라갈 수는 없다"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NYT는 이처럼 최근 들어 제약회사들이 오래된 약들이나 소유권을 획득해 전문의약품으로 포장한 뒤 비싼 가격에 파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제약회사 로델리스는 결핵약 사이클로세린의 특허권을 회득한 후 30알에 500달러였던 가격을 10,800달러로 인상했다. 제약회사 빌리안트는 두 종류의 심장 질환 약의 특허권 획득한 후 이들 약의 가격을 각각 525퍼센트, 212퍼센트 씩 가격을 올렸다.

폭등하는 약값에 대한 조사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섰던 이들은 최근 민주당 대선주자로도 나선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엘리야 커밍스 하원의원이다. 이들은 지난 8월에 이슈프렐과 니트로프레스라는 두 종류의 심장약의 소유권을 획득한 뒤 각각 525%와 212% 가격을 올렸던 발리얀트 제약사에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서항을 보내기도 햇다. 

이처럼 의료 전문가들이 환자의 치료비 부담이 가중된다며 우려를 제기했으나 제약회사들은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튜링의 설립자 마틴 슈크레리(Martin Shkreli)는 "가격 인상을 통해 번 돈을 다라프림을 대체할 만한 더 좋은 신약을 개발하는 데 사용할 것"이라며 "이러한 방식이 비판을 받는 게 이해가 안 간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의료 전문가들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튜링과 같은 제약사의 입장은 말도 안된다며 우려를 표했다. 애틀란타 애모리 대학의 웬디 암스트롱 의사는 "확신컨대 다라프림보다 더 좋은 치료제가 필요하지 않다"며 이는 제약업체들의 주장은 핑계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마운트시나이의 의사 에이버그는 역시 "다라프림의 높은 가격으로 인해 일부 환자들이 치료 시기를 미루고 있다"며 "누군가에게는 단순히 이윤 추구가 다른 누군가에게는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처럼 오래된 약의 가격이 폭등에 따라 다른 회사들에서도 비슷한 복제약을 만들고자 하는 시도도 있었다 그러나 NYT에 따르면 이러한 복제약 생산 시도도 여의치는 않아보인다. 임상실험을 위해서는 충분한 양의 약이 필요한 데 튜링 등 제약사들은 자사 약들의 유통량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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