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대형주지수는 18일 전 거래일 대비 11.19포인트(0.61%) 오른 1840.11을 기록했다. 한 달 전인 8월 18일 1791.91에 비해 3%포인트 가까운 상승폭이다.
상반기 증시를 이끌었던 게 중·소형주라면 하반기 들어서는 대형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변화는 대형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외국인이 모처럼 돌아온 영향도 크다.
외국인은 미국 금리인상 우려와 중국 증시 불안 탓에 우리 증시에서 자금을 뺐지만, 대형주에 대해서는 비중을 늘리고 있다. 17일 기준 외국인이 보유한 코스피 대형주 비중은 37.18로 5일 전에 비해서도 0.13% 늘어났다.
대형주는 통계적으로 4분기에 강한 모습을 보여왔다. 안현국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대형주는 2005년 이후 10년 동안 4분기마다 중형주와 소형주 대비 각각 평균 2.0%포인트, 2.1%포인트 초과 수익률을 기록했다"며 "대형주가 중형주 수익률을 웃돈 적은 10년 가운데 9년에 달한다"고 말했다.
대형주가 4분기마다 강세를 보이는 이유로는 배당이나 연말 쇼핑시즌, 회계결산 같은 계절적인 요소가 꼽힌다. 이런 이유로 이 시기 대형주 투자가 집중되는 것이다.
안현국 연구원은 "2014년 기준 대형주 배당수익률은 1.37%로 금융위기 이후 처음 중·소형주를 모두 앞섰다"며 "정부가 배당확대 정책을 내놓은 만큼 배당에 대한 기대감도 연말까지 어이질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 가계 소비 회복과 유럽 양적완화가 본격화된다면 대형 수출주 수혜도 기대된다.
안현국 연구원은 "과거 10년 동안 코스피 26개 업종을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4분기 양호한 수익률을 보인 업종은 반도체"라며 "이밖에 보험, 소프트웨어, 화장품, 의류, 건강관리, 에너지도 선방했다"고 전했다.
물론 대형주도 옥석을 가려야 한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4분기 대형주 가운데 일부 업종이 강세를 보였다는 것은 과거 얘기이지 절대적이지 않다"며 "다만 달러 강세가 다소 완화되면서 원자재 가격 반등 기대감으로 화학, 에너지. 철강 같은 소재 산업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상화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도 "통계를 가지고 맞다 틀리다 얘기할 수는 없다"며 "주로 안정적인 배당이 대형주에서 이뤄지다보니 4분기에 영향을 받는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