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는 이날 국회에서 한국수력원자력과 발전 5개사 등 '원전·전력 분야 공공기관 국감'을 열고 이들 기관에 대한 집중 점검에 들어갔다.
우선 한수원의 부실한 부품 검사가 도마위에 올랐다. 여야 의원들은 한수원의 부품 검사 과정에 대해 국민들이 안심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맹비난했다.
오영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신고리 3호기에 사용된 제어밸브 플러그가 화력발전소에 주로 쓰이는 제품이라며 한수원의 부품 심사 능력에 대해 지적했다.
김제남 정의당 의원도 한수원이 신고리 3호기 운영허가를 받기 위해 원전부품의 기기검증(EQ) 실패를 알면서도 은폐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신고리 3호기에 쓰인 ‘제어봉 위치 전송기 케이블 조립체’ 부품 재검증에 있어 한수원이 운영허가를 받기 위해 기기검증 실패 사실을 은폐했다"면서 "이는 명백한 범죄행위"라고 맹비난했다.
주승용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해외에서 들여온 원전 부품 중 35%인 9만7000여건에 대해 시험성적서 위변조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주 의원은 "가동원전에 사용 중인 부품 중 거의 절반에 가까운 48%가 확인이 안되고 있다"면서 "언제 무슨 일이 생길지 알 수 없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한표 새누리당 의원은 한수원이 원전의 핵심 부품을 검사하는 과정에서 30년이 넘게 엉뚱한 부분을 조사했다며, 허술한 원전 관리 능력에 대해 꼬집었다.
김 의원은 "원안위가 국내 원자로 24기를 조사한 결과 16기에서 핵심 부품인 제어봉 구동장치 하우징(원통 형태의 외피)에 대한 검사 오류가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이는 한수원의 원전 관리가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질타했다.
여야 의원들은 한전 산하 5개 발전사들에 대해서도 십자포화를 쏟아 냈다.
박완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석탄 화력발전소 회(灰)처리설비에 참여한 일부업체가 수차례 입찰을 유찰시켜 예정가격을 높이는 수법으로 담합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한국중부발전과 한국남부발전, 한국서부발전이 제출한 ‘회처리설비 구매 입찰 현황’을 보면 신보령·삼척·태안화력 등 4건, 1744억원의 계약에서 담합 입찰의혹이 있다"며 "이들의 담합의혹으로 부풀려진 예정가격만 200억원에 이르지만 발전사들을 제대로 대처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당 오영식 의원은 발전사들이 발전소 건설공사 계약서에서 공사에 필요한 검사 및 시험을 건설업체에 전가하는 등 하도급법 위반이 만연한 점을 비판했다.
오 의원은 "하도급 계약서 확인 결과 발전사가 원청업체에게 전가한 비용은 백투백으로 다시 원청사에서 하도급업체로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며 "발전사들은 자신의 관행이 하도급법 위반인지 점검하고 시정해야 할 뿐 아니라 원청사의 갑질도 시정하도록 강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동완 새누리당 의원도 지방으로 이전한 발전사들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전혀 기여하지 못하는 점을 꼬집었다.
김 의원은 "발전소가 위치한 지역의 기업이 발주한 금액은 단 한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5개 이내 공동수급체 구성시 발전소가 위치한 지역 기업을 반드시 2개 참여시켜 구성하도록 의무화하는 식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