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오는 11월로 예정된 미얀마 총선에 무려 90여 개 정당이 참여를 선언하는 등 후보 난립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미얀마 민주화운동의 상징 아웅산 수치 여사도 출마한다. 이에 따라 이번 선거를 통해 50여년 군정을 뒤로 하고 민주주의를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92개 정당, 6200여명 후보 등록...민주화 초석될까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이 8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현재 미얀마 총선을 앞두고 입후보자로 등록한 후보자 수는 92개 정당, 6200여명에 이른다. 100개 가까운 정당이 등록했다는 점은 다수 민족이 혼합돼 있는 미얀마의 특성을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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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인구 5100만 명 가운데 40%가 소수민족인 만큼 정당 수도 많아질 수밖에 없다. 기본적으로 불교 국가지만 무슬림 인구도 대다수 속해 있어 종교간 갈등까지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민주화 추진 이후 처음 실시되는 이번 총선은 지난 1990년 총선 이후 가장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크다.
◇수치 앞세운 NLD 대 USDP 양자 구도
이번 총선에 관심이 높은 이유 중 하나는 지난 2010년 가택연금 조치에서 벗어나 자유의 몸이 된 아웅산 수치 여사가 출사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수치는 지난 1990년 총선 직후 민주투사가 대거 투옥되는 과정에서 가택 연금 신세를 지게 됐다. 미얀마 민주화운동의 상징으로서 지난 1991년에는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수치는 이번에 제1야당인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소속으로 총선 후보 등록을 했다. 현재 집권 중인 테인 세인 대통령은 아직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으나 집권 여당인 통합단결발전당(USDP)에 배정될 가능성이 높다. 세인 대통령은 최근 다소 힘이 빠졌다는 지적을 받고 있지만 2011년 취임 후 민주화 개혁을 주도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USDP의 전 대표를 맡았던 군인 출신 슈웨 만 하원 의장도 등록했다. 수치 여사와 현직 대통령, 슈웨 만 의장 등은 유력 대선 후보로도 꼽힌다.
미얀마는 50여 년 동안 군부가 지배해왔다. 민주화 개혁이 진행되고 있다고 하지만 민간 정부가 출범한 뒤에도 군부는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 이변이 생길 경우 총선은 내년 1월 말까지 연기될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11월 8일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 이번 총선에서 당선되는 사람은 임기 5년 동안 상·하원으로 활동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