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정은 기자 = ‘간송 선생이 아니었다면 훈민정음 해례본도, 정선 산수화도, 고려청자는 과연…'
간송 전형필의 삶의 자취가 유일하게 남아있는 서울 도봉구 '간송 가옥'이 보수공사를 마치고 일반에 공개된다.
앞서 성북동 북단장 한옥과 종로 본가 건물이 소실되면서 현재까지 전국 유일하게 간송의 자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도봉구 간송 가옥은 2011년 가을 이동진 도봉구청장이 주민들과 둘레길을 걷다 우연히 발견했다. 이후 문화재청은 건물의 문화·역사·건축적 가치를 인정해 2012년 12월 등록문화재 521호로 지정했다.
발견 당시 가옥의 본채는 물론 부속건물과 주변 담장, 지붕 파손 및 부식이 심각했다. 또한 한국전쟁 중 불에 타 사라진 대문과 일부 담장은 개·보수되면서 원형도 많이 바뀌었다. 이에 따라 보수작업은 가옥의 원형을 되찾는데 주안점을 뒀다.
1900년대 준공된 이 가옥은 본채 1동과 협문, 담장, 화장실로 구성됐다. 가옥 인근의 농장과 경기 북부 황해도에서 오는 소출의 관리 및 거주 목적으로 지어졌다. 부근에는 1919년 사망한 양부(養父) 전명기 공의 묘소가 있다. 간송 선생의 묘소 역시 1962년 종로 자택에서 숨진 뒤 이 곳에 마련됐다.
도봉구는 향후 이곳을 문화교육 프로그램을 담당할 공간으로 쓸 예정이다. 문화재청의 '생생문화재 사업', '도봉역사문화 탐방길’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아울러 열린 문화공간으로 주민에게 개방할 지 간송미술문화재단과 논의 중이다.
이동진 도봉구청장은 "간송 전형필 가옥은 지역주민들의 자긍심을 높이는 귀중한 역사문화자산"이라며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 속에서 우리 문화유산을 지켰던 간송 선생의 삶과 정신을 기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