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열병식에도 SNS 검열...'시진핑, 장쩌민' 등 지도부 희화화 기사 삭제

2015-09-04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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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중국 베이징 톈안먼(天安門) 광장에서 열린 '항일전쟁 및 세계 반(反)파시스트 전쟁 승리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자국산 최고급 승용차 훙치(紅旗)를 타고 사열에 나섰다. [베이징 = 신화통신]

 

[사진 = 시나웨이보 캡처]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중국 당국이 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킨 '항일전쟁 및 세계 반(反)파시스트 전쟁 승전 70주년(전승절)' 기념 열병식과 관련해 이를 풍자하거나 조롱하는 게시글을 모두 삭제하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검열에 나섰다.

영국 가디언은 3일(이하 현지시간)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와 웨이신(微信·위챗) 등 중국 대표 SNS에 게재된 중국 지도부 및 열병식을 희화화하는 일부 게시물이 삭제됐다고 3일 보도했다.
대표적으로 중국 지도부를 겨냥한 글이 검열 대상에 올랐다. 이날 중국 SNS에서는 아기곰 캐릭터 '곰돌이 푸'가 장난감 자동차에 앉아있는 사진이 떠돌았다. 이 사진은 웨이보에서 6만5000차례나 공유되며 큰 호흥을 얻었으나, 곧 중국 당국의 검열로 삭제됐다.

이 사진이 삭제된 이유는 온라인 상에서 '곰돌이 푸'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자국산 훙치(紅旗) 리무진을 타고 군인들을 사열한 모습을 빗댄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3년 시 주석의 미국 방문 당시에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함께 걸어가는 장면을 두고 중국 누리꾼들은 곰돌이 푸와 그 친구인 호랑이 캐릭터 '티커'로 비유하기도 했다.

아울러 일부 웨이보 이용자는 열병식 중 다소 지친듯한 시 주석의 모습에 '너무 피곤해', '너무 더워' 등의 문구를 입혀 게재했으나, 이 또한 얼마가지 않아 온라인에서 사라졌다.

한 누리꾼은 훙치를 타고 태양 볕 아래서 사열 중인 TV모니터 속 시 주석에게 양산을 씌워주고 부채를 부쳐주는 모습을 연출한 사진을 게재했다. 이 사진은 1118차례 공유되며 온라인으로 퍼져나갔으나 곧 삭제됐다.

아울러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이 열병식에 등장한 모습을 두꺼비에 비유한 듯한 사진을 병치한 포스팅 등도 검열을 피하지 못했다.

시 주석의 부인이자 중국 영부인인 펑리위안(彭麗媛)와 관련한 게재글도 검열 레이더망에 포착됐다. 한 네티즌은 각국 정상과 귀빈들을 영접하고 있는 TV 모니터 속 펑 여사와 악수를 하는 모습을 연출한 사진을 올렸다 삭제됐다. 

열병식에서 펑 여사가 입은 것과 유사한 붉은색 드레스를 판매한 인터넷 쇼핑몰 '타오바오'(淘寶)에서 '펑리위안 스타일 드레스' '위안위안(펑여사의 별명) 스타일 드레스', '항일승전 70주년 열병식 펑리위안 드레스' 등의 단어로는 상품이 검색 되지 않았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밖에 마오쩌둥(毛澤東) 전 국가주석의 손자인 마오신위(毛新宇) 인민해방군 소장이 열병식에 참석한 모습이 담긴 사진은 2755차례 공유된 이후 삭제됐고, 알렉산더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함께 열병식에 참석한 늦둥이 아들 니콜라이(11)과 관련한 게시물도 검열 대상에 올랐다. 

한편, 웨이보에 따르면 전승절을 앞두고 중국 정부의 집중 검열을 받은 3대 키워드는 '시진핑, 장쩌민, 열병식'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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