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이 못 이룬 메가뱅크, 하나금융이 해냈다

2015-09-01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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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왼쪽 넷째), 함영주 초대 KEB하나은행장(셋째), 김창근 하나은행 노조위원장(다섯째), 김근용 외환은행 노조위원장(둘째)이 임직원들의 박수를 받으며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사진=하나금융그룹]


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 하나금융그룹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하나·외환은행 합병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국내 최대 '메가뱅크(초대형은행)'가 출범했다.

1일 함영주 초대 은행장 취임과 함께 합병은행으로서 닻을 올림에 따라 KEB하나은행은 자산규모 300조원의 메가뱅크로 재탄생해 KB국민·신한·우리은행 등 시중은행을 제치고 자산기준 국내 1위 은행으로 우뚝 서게 됐다. 지난해 7월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하나·외환은행 조기통합을 선언한 지 1년 2개월 만이다. 이날로 1967년 한국은행 외환관리과에서 독립한 외환은행은 48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KEB하나은행은 해외지점은 20곳으로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많다. 특히 국내 지점 수 945곳, 직원 수는 1만6368명으로 두 부문에서 국민은행에 이은 2위권으로 도약했다. 덩치에 걸맞게 '글로벌 뱅크'로 거듭나겠다는 강한 의지도 표명했다.

사실상 메가뱅크 출범은 강만수 전 산은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이 금융권에서 처음으로 야심차게 추진했던 사업이다. 규모가 큰 은행을 출범시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 그가 주장한 '메가뱅크론'이었다. 당시 정권이 바뀌면서 결국 실패로 끝났지만 강 전 회장의 메가뱅크론은 4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하나금융을 통해 실현됐다.

강 전 회장은 지난 2011년 우리금융지주 인수를 통해 산업은행과 우리은행의 통합은행인 메가뱅크를 추진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일본 등에 비해 국내 금융기관이 낙후돼 있고 규모가 작다는 점을 지적하며 은행 대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때문에 우리금융 인수 무산 이후에도 강 전 회장은 메가뱅크에 대한 꿈을 버리지 않았다. 국내 시중은행 혹은 해외은행 인수합병 등을 적극 검토했고 정치권과의 논의도 지속했다.

하지만 강 전 회장은 결국 메가뱅크를 실현하지 못했다.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불렸던 강 전 회장이 메가뱅크 출범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강만수 봐주기'라는 부정적인 여론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가 당시 산은을 우리금융 입찰에서 배제했던 것도 이같은 이유였다.

이렇다보니 하나금융이 이날 출범시킨 KEB하나은행에 대한 대내외적 관심이 뜨거울 수 밖에 없다. 특히 강점이 많은 두 은행이 통합한 만큼 시너지가 상당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함 행장은 출범식에서 "통합을 통해 양행의 강점을 더욱 극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하나은행의 강점인 자산관리부문, 외환은행의 강점인 기업금융부문을 더욱 강화하고 융합하면서 시너지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물리적 통합은 이뤘으나 앞으로 화학적 융합이 더욱 중요한 만큼 국내 최대 일류은행이 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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