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길선 회장, 권오갑 사장을 비롯한 현대중공업 경영진은 8월 들어 28일까지 총 78차례에 걸쳐 자사주 매매 공시(임원·주요주주특정증권소유상황보고서)를 내놓았다.
현대중공업은 7월 말 위기극복 차원에서 '주식갖기' 운동을 전개하기로 결의한 바 있다. 최길선 회장과 권오갑 사장은 이달 3일 각각 약 2억원을 들여 이 회사 주식을 샀다.
다만 현대중공업 주가는 28일 현재 9만800원으로 전월 말 9만7000원 대비 6.39% 떨어졌다. 2014년 말에 비해서는 낙폭이 21%를 넘는다. 현대중공업 경영진은 1분기에도 자사주를 꾸준히 매수했지만, 이런 움직임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2분기 연결재무 기준으로 1710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냈다. 전년 동기보다 손실 규모가 줄어들기는 했지만, 흑자로 돌아서는 데 실패했다. 매출도 약 12조원으로 같은 기간 6.8%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 현대중공업은 부분파업까지 겹쳐 울산사업장 생산을 중단하기도 했다. 이 회사 노동조합은 교섭을 이어가기로 했지만, 오는 9월 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노조와 공동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현대미포조선 역시 이달 들어서만 17차례에 걸쳐 경영진이 자사주 매수에 나섰다. 강환구 사장은 약 1억원을 회사 주식을 사는 데 썼다.
현대미포조선은 상반기 영업이익 322억원을 기록하면서 흑자로 돌아섰다. 매출도 같은 기간 1조8648억원에서 2조2857억원으로 늘었다. 이에 비해 현대미포조선 주가는 이달만 약 4% 하락했고, 올해 들어서는 24% 넘게 빠졌다.
국제 유가가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실적 전망이 점점 어두워지고 있는 탓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현대중공업 회사채 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강등했고, 등급 전망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떨어뜨렸다.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도 'A+'에서 'A'로 내려잡았다.
유건 한신평 기업평가본부 파트장은 현대중공업에 대해 "2분기 해양 부문에서 예상 범위를 상회하는 손실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유 파트장은 "저유가 장기화에 따른 해양플랜트 시장 침체, 건조 차질, 추가적인 원가 투입에 기인한 공정효율성 저하로 불확실성이 증대됐다"고 덧붙였다.